'굿바이 베트남' 박항서 감독 "한국서 감독 안 해...추후 할 일 결정"(일문일답)

박재호 기자 2023. 1. 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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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65) 감독이 베트남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17일(한국시간) 오후 박항서 감독의 태국 현지 화상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6일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향후 계획? 베트남과 한국에서 감독을 다시 맡을 생각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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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박항서(65) 감독이 베트남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17일(한국시간) 오후 박항서 감독의 태국 현지 화상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6일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홈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2-3으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감독에서 물러나는 박 감독은 값진 준우승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마지막 계단을 내려왔다.

2017년 베트남 사령탑에 오른 박 감독은 5년간 2018 AFF컵 우승,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진출,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지난 5년간 베트남 축구와 동고동락했던 박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동행을 끝나는 소감은?

▶베트남 대표팀과의 5년 동행을 끝내려 한다. 아깝게 AFF컵에서 준우승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이별이 마음 아프지만 우리가 살아가는데 만남과 헤어짐이 있다. (감독에서 내려온 것이) 베트남 축구는 발전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마음의 정리를 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갈 생각이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5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베트남이란 낯선 곳에 장기간 있을 줄 모르고 1년만 버티자 했던 게 5년이 흘렀다. 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뒤돌아보면 부족한 면도 많았다. 지금도 제 방 옆에서 선수들이 떠들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 스태프들과 헤어진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베트남 축구도 한 단계 성장해야 하고 저도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수들이다. 운동장에서 많이 혼내기도 하고 사랑방이라 할 수 있는 의무실에서 뒹굴고 정을 나눴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향후 계획? 베트남과 한국에서 감독을 다시 맡을 생각이 있는지.

▶제가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는다고 전부터 분명히 말씀드렸다. 한국에는 저보다 훌륭한 동료와 후배들이 많다. 한국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은 없는 것 같다. 다시 분명히 얘기하지만 한국에서 감독 생각은 없다. 5년 동안 떠나 있었기 때문에 현장감도 떨어진다.

저는 성격상 한 가지 이상을 하지 못한다. 회사 대표가 앞으로의 내 미래에 대해서 몇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도 생각을 해보고 가족과의 상의도 필요하다.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겠다. 축구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것을 확실하다.

-해외에서 성공한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제가 어떻게 성공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냥 베트남에서 박항서는 한국 사람이고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제가 감히 한국 축구 대표팀을 평가하겠냐만 한국에는 유능한 지도자들이 많다. 다만 지도자를 선임하는 협회, 기술위원회에서 보는 시각은 저하고 다를 수 있다. 제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 지도자들도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근데 왜 한국 지도자가 감독을 맡으면 협회에서 외국 감독이 오는 것만큼 지원을 안 해주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된다면 충분히 국내 감독들도 잘 할 것이라 본다.

협회는 미디어의 비난 조언 등에 대한 방패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잘 했는지 협회도 뒤돌아보면 좋겠다. 또한 국내 감독들도 역량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직설적으로 말하지만 기술위원장이 독일인이 된 것이 의문이다. 기술위원장님이 국내 지도자들의 역량을 얼마나 알까. 외국 감독을 뽑기 위해 외국인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했나하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기술위원장으로 외국인을 선임한 것은 의외다.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축구 행정가의 계획은 있는가.

▶해외는 언어가 안돼서 힘들다. 김판곤 감독처럼 잘하지 못하는데(웃음). 협회나 연맹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절 받아주지도 않겠지만. 국내에서는 행정이 아닌 축구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일은 고려해 볼만 한다.

-베트남에서 5년은 박 감독에게 어떤 의미인지.

▶한국에 있을 때 3부리그 감독까지 내려갔다가 국가대표 코치까지 올라갔고 그리고 타국까지 가서 노력했다. 감독은 결과물을 내놔야 하고 결과물이 없을 때는 자리를 잃는 다는 것을 잘 안다. 어려움도 있고 비판도 있었지만 베트남 국민 대부분이 지지해줘 5년이란 시간을 있을 수 있었다. 함께 동행한 이영진 코치, 베트남 스태프들과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베트남 친구들과도 인간적인 교류를 많이 쌓았다. 감독으로서 목표보다 소중한 것들이다.

- 동남아에서 김판곤, 신태용 등 한국 감독들과 대결해 본 소감은?

▶제가 감히 조언할 입장이 아니다. 국가대표 부름을 받는 것은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므로 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쉬운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감독이라면 선수들에게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다.

- 어제 마지막 경기가 끝났을 때 느낌은?

▶지금까지 감독을 맡는 동안 마지막이란 표현을 어제 딱 한 번 썼다.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았다. 막상 끝나니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고 약간의 화도 났다. 이제 더 이상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선수들과 같이 동고동락 못 한다고 생각하니 좀 서운하고 아쉬웠다.

-아시아 국가를 맡아 다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

▶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카타르를 보셨겠지만 월드컵은 경험이 중요하다. 만약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아시아팀에서 저를 불러준다면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를 불러줄 팀이 있겠는가?(웃음)

-응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저의 조국인 한국 축구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베트남에서 일하는 동안 염려해 주신 거 알고 있다. 저도 베트남에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응원해준 한국팬들에게 감사하다. 구정이 다가오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sports@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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