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고화소 기술 집약 이미지센서 출시…1위 소니 추격

이미지센서만으로 5000만 HDR 촬영 가능…업계 최초
픽셀 묶어 빛 확보, 어두워도 선명한 촬영…화질도↑
초고화소 센서 시장 커진다…삼성, 점유율 확대 기대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6월 업계 최소 크기의 2억 화소 이미지센서(CMOS)를 공개한지 약 반년만에 각종 초고화소 센서 기술을 집약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1위 소니를 맹추격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삼성전자는 0.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신제품 ‘아이소셀(ISOCELL) HP2’를 출시했다. 언제 어디서든 밝고 선명한 이미지 촬영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초고화소에 최적화된 최신 기술을 대거 탑재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2’를 17일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초고화소 특화 최신기술 도입…사람 눈에 가까운 정확·선명한 화질 구현

이 신제품은 업계 최초로 ‘듀얼 버티컬 트랜스퍼 게이트(Dual Vertical Transfer Gate)’ 기술을 적용했다. 전하 저장 용량을 기존 2억 화소 제품보다 최대 33%까지 높여, 각 픽셀이 더 많은 빛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보다 더 풍부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HDR(High Dynamic Range) 촬영 강화를 위해 ‘듀얼 슬로프 게인’라는 신규 기술도 도입됐다. 센서가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를 넓혀 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HP2는 업계 최초로 이미지센서만으로도 5000만 화소의 HDR 촬영이 가능하다. HDR이란 한 화면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차이를 극대화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가깝게 밝기의 범위를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센서만 이용시 1250만 화소의 HDR 촬영만 가능했다.

HP2는 조도 조건에 따라 4개 또는 16개의 인접 픽셀을 묶어, 빛을 받아들이는 수광 면적을 확대하는 ‘테트라 스퀘어드 픽셀(Tetra2pixel)’ 기술도 적용했다. 어두운 날씨나 실내와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도 최대 5000만 화소 수광 면적을 확보해 선명한 촬영이 가능하다. 픽셀 크기가 작아지면 빛을 받아들이는 공간도 줄어 화질 저하 문제점이 불거질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테트라 스퀘어드 픽셀 기술로 이러한 우려를 해소했다.

HP2에는 2억개 화소를 모두 활용해 자동초점 기능을 수행하는 ‘슈퍼 QPD(Quad Phase Detection)’ 기능도 탑재됐다. 기존에는 자동초점 기능이 일부 픽셀에만 적용됐다. 또 기존에는 피사체의 좌·우만 측정해 초점을 맞췄으나 신제품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피사체 상·하·좌·우를 측정해 초점을 맞춘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3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비롯 기존 고객사에 탑재…초고화소 제품으로 시장 확대 가속

삼성전자의 이번 신제품은 내달 공개될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될 전망이다. 아울러 오포, 비보, 모토로라, 샤오미 등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고객사도 HP2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HP2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은 소니가 52.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6.9%로 2위다.

소니는 오는 2025년까지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시장 점유율 60%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아직 1억 화소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화소 경쟁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린다. 현재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한 곳은 삼성전자와 시장 3위인 옴니비전뿐이다.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추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TSR 조사 결과 카메라에 탑재되는 1억 화소 이상 이미지센서는 올해 7200만개이지만, 연 평균 22% 늘어 2026년에는 1억3200만개가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소니보다 우위인 초고화소 제품을 토대로 시장 지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준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 부사장은 “아이소셀 HP2에는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초고화소 센서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됐다”며 “고객 요구에 기반한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딥 러닝 기반의 화질 최적화 기술을 통해 지속 성장하고 있는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