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빔으로 낙뢰 경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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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레이저 빔을 이용해 떨어지는 낙뢰의 경로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피뢰침을 대체할 기술로 더 높은 하늘까지 도달할 수 있는 레이저 빔에 주목했지만 여태껏 실제 낙뢰를 조종하는 데 성공한 실험은 없었다.
10주간 이어진 실험에서 연구팀은 총 6시간의 뇌우가 이어지는 시간 동안 4번의 낙뢰에 레이저 빔을 쏘았다.
레이저 빔이 낙뢰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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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레이저 빔을 이용해 떨어지는 낙뢰의 경로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낙뢰 위협에서 공항이나 로켓발사대와 같은 주요 시설을 보호하는 기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렐리앙 우아르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낙뢰는 정전기가 폭풍 구름에 휩싸이면서 주변 공기 분자를 분해할 때 발생한다. 낙뢰가 지상의 표면에 도달하면 3만 암페어(A)의 전류가 전달되는데 건물에 구멍을 내거나 물건을 불태울 수 있는 위력이다.
낙뢰를 피하는 데는 미국의 발명가이자 정치가 벤자민 프랭클린이 1752년 개발한 금속 피뢰침이 사용되고 있다. 지붕에 설치돼 전류를 지반으로 유도하는 피뢰침은 크기가 작아 감당할 수 있는 전류량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낙뢰를 흡수할 수 있는 반경도 10m 정도로 제한적이다.
과학자들은 피뢰침을 대체할 기술로 더 높은 하늘까지 도달할 수 있는 레이저 빔에 주목했지만 여태껏 실제 낙뢰를 조종하는 데 성공한 실험은 없었다.
연구팀은 전에 없는 규모의 대형 레이저 기기로 낙뢰의 방향을 바꾸는 실험을 실시했다. 스위스 북동부에 위치한 산티스 산 정상에 있는 124m 통신탑 옆에 펨토초 레이저 기기를 설치했다. 이번 실험을 위해 특별 제작된 레이저는 너비 1.5m, 높이 8m, 무게 3t 규모로 200만유로(약 26억8484만원)가 투입됐다.
10주간 이어진 실험에서 연구팀은 총 6시간의 뇌우가 이어지는 시간 동안 4번의 낙뢰에 레이저 빔을 쏘았다. 고속 카메라에는 레이저에 따라 번개의 경로가 틀어진 모습이 정확히 포착됐다. 낙뢰의 마지막 궤적 50m 정도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사용된 펨토초 레이저 기기의 월등한 성능 덕분에 낙뢰의 경로를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전 실험에서 사용된 레이저 기기는 초당 몇 개의 펄스를 발사했지만 이 펨토초 레이저는 초당 1000개의 고에너지 펄스를 발사했다.
레이저 빔이 낙뢰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이끈 우아르 교수는 "문제는 이 레이저 기기가 단 한 대 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더 저렴하고 실용한 기기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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