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대만전 같은 WBC 호주전…작전명은 ‘변화구 메들리’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이강철호’는 첫 경기인 호주전에 사활을 건다. 우선 호주만 잡는다면 바로 이어지는 일본전 결과에 관계 없이 8강행 티켓을 사실상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호주 야구를 들여야 보기 위해 새해 들어 적도를 넘어가 호주 리그까지 살펴보고 왔다. 이 감독은 지난 16일 선수단 오리엔테이션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호주 리그는 번트도 많고 동양야구에 가까워 보이지만 대표팀 감독 성향은 다르다고 들었다.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울러 호주전 전략 중 하나로 살짝 소개하며 변화구에 강점 있는 투수들을 중용할 뜻을 나타냈다.
이번 호주전은 2000년대 ‘복병’이던 대만전 해법과 흡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꼭 이겨야 하는 상대였지만, 쉽게 꺾을 수 있는 팀은 아니었다. 그때마다 대표팀은 나름의 공략법을 찾았는데 공유점 하나로 변화구에 능숙한 데다 타이밍 싸움에 강한 투수를 앞세우는 경향을 보였다.
대만 타자들이 대체로 힘 있는 타격을 하지만, 세기는 부족한 것을 파고든 전략이었다. 우타자 몸쪽을 잘 던지는 좌완투수를 중용했던 일본전과는 다른 접근이었다.
2006년 제1회 WBC 1라운드 첫 상대로 만난 대만전 선발도 그 당시 기교파 베테랑 투수이던 서재응이었다. 서재응은 다채로운 변화구에 ‘컨트롤 아티스트’로 불릴 만큼 안정감 있는 피칭을 했다. 투구수 제한(65구) 속에 3.2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자기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대표팀은 긴장감 속에 진행된 첫 경기를 2-0으로 승리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 대만전 선발 좌완 류현진이었다. 대표팀은 류현진과 김광현, 두 좌완 가운데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 레퍼토리가 더 다양한 류현진을 대만전에 맞췄다. 류현진은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대표팀의 9-0 완승을 견인했다.
이강철 감독은 “좋은 변화구를 가진 투수를 많이 뽑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자회견 중에는 포수 양의지를 가리키며 “알아서 볼배합을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 투수 가운데 가장 독특한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로는 역시 사이드암 고영표(KT)를 꼽을 만하다. 고영표는 2021년 8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일본 대표 선수 사이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
여기에 투심과 커터 등 던지는 구종마다 볼끝에 변화를 주는 소형준(KT)과 포크볼이 좋은 이용찬(NC)과 박세웅(롯데) 등이 경쟁력 있는 변화구를 장착하고 있다. 패스트볼 계열이지만, 볼끝 움직임이 무시무시한 투심을 던지는 정우영(LG) 또한 부각될 수 있는 이름이다. 또 좌완 투수로는 양현종(KIA)과 김윤식(LG)의 체인지업이 효과적일 수도 있어 보인다.
그 시절, 큰 대회에서 대만을 만나 승리하며 시작하면 전체 레이스가 술술 풀리곤 했다. 이번에는 호주전이 시작이다. 작전명은 비슷하다. ‘변화구 메들리’.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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