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손전등 90분…왜 안 웃냐며 탈의…후임 잡은 해병 '벌금 400만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군 복무 시절 후임병들에게 가혹·음란행위를 일삼은 2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4단독은 위력행사 가혹행위·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해병대 복무 중인 2021년 4월2일 밤 10시 생활반에서 후임 B씨의 눈에 손전등을 1시간30분 정도 비추고, B씨를 침대에 눕혀놓고 30분 이상 허공에 다리를 구르게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소형 고무보트(IBS)를 활용한 기습 훈련 도중 B씨 탓에 연병장을 뛰었다는 이유로 "그때 왜 앉아 있었냐"며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해 6월 생활반에서 후임 C씨를 웃겨보겠다며 여러 표정을 지었으나 C씨가 웃지 않자 자기 속옷을 내리고 음란 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장은 "A씨가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않았으나 사회 초년생이고 초범인 점, 일부 범행을 자백·반성하는 점, B씨에 대한 가혹행위 정도가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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