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TV, 스펙터클 효과 극대화 됐지만 경직성은 심화"

이설 기자 2023. 1. 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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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시대에 들어 TV 프로그램의 '스펙터클한 효과'는 발전하고 있지만 내용상 경직성은 오히려 심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은 17일 'TV로 본 북한사회: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열린 통일연구원 월례토론회에서 "북한의 신규 드라마나 영화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비해 매우 급감했으며 이는 선전부문 내 의사 결정의 엄격성, 제작 검열 과정의 경직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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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월례토론회…"드라마·영화 방영 급감"
"방송 기술은 발전했으나 내용은 선전 선동 많아"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촬영기배치안'이 공개돼 있다.(조선중앙TV,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 발표자료 갈무리)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시대에 들어 TV 프로그램의 '스펙터클한 효과'는 발전하고 있지만 내용상 경직성은 오히려 심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현경 MBC 통일방송연구소장은 17일 'TV로 본 북한사회: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열린 통일연구원 월례토론회에서 "북한의 신규 드라마나 영화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비해 매우 급감했으며 이는 선전부문 내 의사 결정의 엄격성, 제작 검열 과정의 경직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김정은 시대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경직되고 교조적인 고순도 사상전'이라면서 북한 TV가 당원에 대한 사상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TV 프로그램을 보면 청년병이었던 전쟁노병의 일화를 소개하는 등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상전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김 소장은 분석했다.

이는 북한이 '반동문화사상배격법' 제정 등 외부 문화 유입을 경계하고 사상이완이 우려되는 젊은 계층을 상대로 사상전을 고조하고 있는 추세와도 관련돼 보인다.

토론에 나선 전영선 건국대학교 교수도 "(북한의 영화, 드라마의 수가) 단순히 급감한 수준이 아니라 2016년 이후 예술영화가 한 편도 안 나오고 있다"면서 "지금 북한은 기술적 진보는 있었지만 사상적으로는 다시 뒤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직성의 심화와 별개로 '스펙터클 효과'는 극대화되고 있다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김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기록영화 '주체의 열병식'에 나오는 '열병식 촬영기 배치안'을 보면 북한은 김일성 광장을 너머 주변까지 무대를 확장하는 등 정치 행사에 큰 품을 들였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의 방송기술 발달로 저비용으로 고품질의 방송 중계가 가능해졌다"며 "열병식과 기념공연 등에서 스펙터클 효과를 극대화하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심리적 몰입감, 일체감을 유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해 3월25일 공개한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 김정은 총비서가 가죽점퍼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돌아보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가 지난해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지도할 때 모습을 담은 영상도 마치 할리우드 영화를 모방한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 역시 북한이 적용한 변화라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이지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토론에서 "북한이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함에 따라 디테일은 달라지고 있지만 콘텐츠는 여전히 보수적"이라며 "감각의 국제화를 뒤늦게 시도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균열을 신경쓰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영화나 드라마를 통했던 사상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보고 영상편집물을 짧게 만들어서 영상미를 보장하고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식으로 방송 편집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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