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0.307→국제대회 0.169…‘곰탈여’ 향한 강철매직의 믿음 “WBC 주전 포수는 양의지”
“그래도 주전 포수는 양의지가 맡아야 한다.”
이강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양의지를 믿는다.
양의지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다. KBO리그 역사를 쓴 레전드 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성적과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2022시즌에도 130경기에 나서 타율 0.283 121안타 20홈런 94타점 61득점 OPS 0.810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 포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는데 이로써 레전드 김동수의 7회와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 지명타자로도 골든글러브 1회를 받았다.
2018시즌 종료 후 FA에서 4년 총액 125억을 벌었던 양의지는, 2022시즌 종료 후에도 4+2년 총액 152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친정 두산에 왔다. 연봉이 아닌 FA로만 277억을 번, FA 재벌이다.
그러나 양의지는 국제 대회만 나가면 작아졌다. 첫 국제 대회였던 2015 WBSC 프리미어 12부터 2017 WBC,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WBSC 프리미어 12, 2020 도쿄올림픽까지. 총 5번의 국제 대회에 나갔다. 그가 거둔 성적은 타율 0.169 14안타 1홈런 9타점이 전부였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국제 대회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러나 그때도 양의지는 타율 0.250 4안타 4타점 1득점으로 양의지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양의지는 7경기에 나서 0.136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한국 역시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KBO에서는 타율이 3할이 넘는 최고의 타자지만, 국제 대회에 나가면 1할대 작아지는 타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강철 감독은 양의지를 믿고 있다. 공격이 아니라 수비에서 보여줄 가치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은 양의지를 잘 알고 있다. 2018년 두산 1군 수석·투수코치를 맡으며 양의지와 한솥밥을 먹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대표팀 투수코치로 있으며 양의지와 생활했다.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이번 대표팀에는 소형준(kt 위즈), 이의리(KIA 타이거즈), 김윤식(LG 트윈스),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 등 젊은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 어느 때보다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말을 이어간 이 감독은 “어떤 포지션에서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을지 생각을 하고 있다. 의지와도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의지가 투수들을 잘 이끌고 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주전을 맡아야 한다”라고 했다.
대회 첫 경기 호주전에서도 양의지가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호주전에 맞춰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를 많이 뽑았는데, 의지가 잘 운영할 거라 본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타격에서의 부담감을 덜고, 투수 리드에 집중해도 괜찮다. 이미 대표팀에는 KBO 홈런왕 박병호(kt), 타격 5관왕 이정후(키움)을 비롯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나성범(KIA), 김현수(LG), 최정(SSG 랜더스) 그리고 메이저리거 최지만-김하성-토미 현수 에드먼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 역시 “이번 대표팀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준비 잘해서 결과로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양의지. 강철매직은 신뢰한다.
[청담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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