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安·羅 사실상 3파전된 與전대…컷오프·결선투표까지 복잡한 셈법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수도권 연대' 김기현 '대세론' 넘을지 주목
(서울=뉴스1) 한상희 이밝음 노선웅 기자 =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가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3파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각 주자들은 컷오프(예비경선) 기준과 방식, 결선투표 등을 둘러싸고 유불리를 따지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결선투표가 선거 구도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친윤 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대세론을 구축한 김 의원으로서는 결선투표제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비윤·수도권 표가 나 전 의원, 안 의원으로 뭉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 전 의원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당내 지지 기반이 확고한 상황에서 기존 지지층과 비윤 표심까지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의 경우 일단 2위로 올라가면 수도권 연대론에 힘입어 김 의원을 제칠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빅3' 후보 외에 누가 컷오프되고 본선에 오르느냐도 관심사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대표가 4, 5, 6, 7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전 사례를 고려했을 때 통상 4명이나 5명이 컷오프되고, 유 전 의원이 불출마한다고 가정하면 누가 4등을 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에 오를 2명도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의원이 컷오프될 경우 안 의원과 나 전 의원에게 표심이 쏠리고, 부산이 지역구인 조 의원이 컷오프될 경우 PK(부산·울산·경남) 출신 김 의원에게 지지가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지지율이 1~2%선이라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친윤주자로 자리매김한 김 의원은 '무조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끝낸다'는 전략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뒤는 없다. 무조건 1차에서 끝낸다는게 전략의 전부"라며 "1차에서 압도적 차이로 이기리라 믿고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 진영의 지지를 받는 영남권 중진인 김 의원으로서는 비윤·수도권 확장성 등 난제도 풀어야 한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전대는 결국 누가 2등이 될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당대표론'을 강조하는 안 의원은 김 의원과 양자대결을 할 경우 인지도나 중도 확장성 면에서 차별성이 있다며 결선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안 의원은 친윤 비윤으로 양분된 전대 구도 속에 중재자 전략을 택하며 비윤 표심도 공략하고 있다.
출마를 숙고 중인 나 전 의원 측은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며 조심스레 유불리를 예측하고 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결국 1차 투표 2등이 안 의원일지 나 전 의원일지가 문제"라며 "만약 안 전 의원이 탈락할 경우 그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3선 중진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결선투표제 때문에 확장성이 중요해졌다. 특히 3,4위 표심을 누가 더 가져올 것인가"라며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김기현-안철수-나경원 이 분들이 상위 3등까지인데 이 중에서 두 분이 올라가게 되면 누가 더 확장성이 있나 이게 당대표를 결정짓는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안 의원과 나 전 의원이 맞붙을 경우, 보수당에 뿌리가 깊은 나 전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기에 당권 경쟁을 포기한 권성동 의원을 향했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옮겨갈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권 의원은 이달 초 불출마 선언 이후 미국 하와이 이주 12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출국하는 등 당대표 선거와는 거리는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잇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 윤 의원이 '수도권 연대'로 묶인 상황 속에 김 의원이 '대세론'을 지킬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 전 의원이나 안 의원을 지지하는 건 굉장한 용기나 의지나 충성심이 발휘된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득표력은 1등 후보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견고하다"면서 "결선투표가 2,3등 후보가 단일화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서 당대표를 만들건지, 처음부터 중도확장성 있는 당대표를 뽑아 다음 총선에 대비할 건지가 당원들의 고민 지점이 될 것이라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최근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는 김기현 의원이 1위를 차지한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날 에브리씨앤알(폴리뉴스 의뢰, 1월 14~15일 조사)이 공개한 국민의힘 지지자 대상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29.2%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42.8%로 안 의원(48.4%)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46.5%로 39.0%가 나온 나 전 의원을 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은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의뢰, 1월12~13일 조사)가 지난 14일 공개한 조사에서도 32.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나 전 의원 26.9%, 안 의원 18.5%, 유 전 의원 10.4% 순이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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