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마약사범 합세한 ‘보이스피싱’ 일당 100여명 덜미
범죄 건수·피해액 약 30% 감소
조직폭력배와 마약사범이 합세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 100여 명이 덜미를 잡혔다. 일부는 중국, 필리핀 등에 환전 조직책을 두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경찰·국세청 등으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출범 이후 5개월간 합동수사를 거쳐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외 총책, 대포통장 유동통책 등 111명을 입건하고 이들 중 2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유령법인 16개를 세운 뒤 대포통장을 수십 개 만들어 63명에게서 13억원을 편취한 조폭 출신 총책 등 4명이 구속됐다. ‘동방파’ ‘칠성파’ 등 조직폭력배까지 가담한 일당 30명이 덜미를 잡혀 9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9억5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대출 문자 220만건을 보내 60억을 챙긴 발송업자도 구속됐다.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212011523001
가로챈 돈을 해외 계좌로 송금한 국제 조직도 수사망에 걸렸다. 인적사항이 드러나지 않은 중국인 환전책을 잡는 데는 해외 계좌로 피해금이 송금된 기록이 단서가 됐다.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검거된 사례도 있다. 2013년부터 1년간 약 300명에게서 10억원을 편취한 뒤 최근까지 도피 생활을 한 총책 A씨는 공소시효 한 달 전인 지난달 초 전남 광양에서 체포됐다. A씨는 사실혼 관계 배우자와 지내면서 휴대전화와 계좌를 사용하지 않았다. 주민등록번호는 말소된 상태였다.
합수단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 건수는 2만479건으로 전년(2만8676건)보다 28.6% 줄었다고 했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7172억원에서 5147억원으로 28.2% 감소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올해는 국제공조 관계를 바탕으로 해외 도피 중인 보이스피싱 총책의 검거 및 송환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국,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 외교 관계자를 만나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현지 수사와 국내 송환 등 공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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