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추위 "손태승 '연임 의사' 있다면 롱리스트 포함"

18일 임추위서 차기 회장 1차 후보군 확정숏리스트 들어가려면 가처분 '인용'이 전제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거취 결정 임박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현직 CEO(최고경영자)인 손태승 회장이 금융당국 중징계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 전이라도 연임 도전 의사를 전달하면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하기로 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18일 열리는 임추위를 앞두고 이날 중 연임 도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의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 제재와 정부의 잇단 용퇴 압박에도 두 달 남짓 장고를 이어 왔다. 현재로선 연임 의지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손 회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 확정으로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회장직 연임이 어려워 졌다. 연임에 도전하려면 중징계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고 인용 결정을 이끌어 내 본안인 행정 소송에서 징계 적법성에 대한 법리를 본격적으로 다퉈야 한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손 회장이 연임 의사를 굳힐 경우 이르면 이날 혹은 18일쯤 가처분 신청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임추위의 차기 회장 선임 일정을 고려하면 조속히 법적 절차를 진행해 가처분 인용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일단 손 회장이 현직 CEO인 만큼 가처분 신청 이전이어도 연임 도전 의사를 전달할 경우 '롱리스트'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이사회 핵심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롱리스트 포함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손 회장이 압축 후보군에 들려면 오는 27일 '숏리스트' 선정을 위해 열리는 임추위 이전에 가처분 승소(인용)를 이끌어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 소속 우리금융 한 사외이사는 "2~3명이 포함되는 숏리스트에 들어가려면 가처분 인용이 돼야 할 것"이라며 "임추위 일정을 감안해 회장직에 도전하려면 (손 회장에게) 시간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가처분 신청과 인용에는 통상 10일 안팎의 기간이 소요된다. 지난 2020년 3월 회장직에 도전할 당시 손 회장이 승소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의 경우 결과가 나오는데 꼭 11일이 걸렸다. 소송 여부와 거취 등에 대한 손 회장의 입장 정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금융 사정에 밝은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라임펀드 관련 우리은행 기관제재 등에 대해선 우리금융 이사회가 행정 소송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손 회장이 개인 소송(가처분 및 본안소송)을 낸다면 우리은행의 소송과 함께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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