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웃음이 비명으로' 네팔 항공기 추락…조종사 계산 실수였나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네팔에서 ATR72 항공기가 추락해 최소 68명이 사망한 가운데 사고 당일 해당 항공기 내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승객의 영상이 발견됐다.

지난 16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는 인도인 소누 자이스왈 씨가 항공기 내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네팔 구조대원들과 민간인들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 추락 여객기 잔해 주위에 모여있다. [사진=뉴시스]

영상에 따르면 동영상 촬영자를 비롯해 기내 승객들은 편안한 모습으로 착륙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항공기가 급격하게 흔들렸고 카메라 화면 역시 검게 변했다. 승객들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카메라에는 치솟는 불길이 포착됐다.

이 영상이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 내 영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동영상 촬영자의 사촌은 인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사촌이 사고가 난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탑승 이후부터 페이스북으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추락한 ATR72 항공기 사고 당시 기내 상황으로 추정되는 영상. [영상=sonu jaiswal 페이스북]

그뿐만 아니라 추락 직전부터 선체에 불이 붙은 채 비행하는 ATR72 항공기 모습을 담은 영상도 빠르게 퍼지는 등 곳곳에서 사고 순간을 담은 영상이 제보되고 있다.

추락한 항공기에서는 조종사 음성 정보가 담긴 파일과 ATR72의 비행 기록이 저장된 블랙박스가 발견됐다. 당국은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추락 원인에 대해 규명할 예정이나 몇몇 전문가들은 이미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추락하는 ATR72 항공기. [영상=트위터 @Nisha Saxena]

항공 전문가인 론 바취 피지 사우스퍼시픽대학 교수는 한 호주 방송에 출연해 "항공기가 유체역학적 실속(失速)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속(失速)이란 비행 시 아래에서 기체 쪽으로 작용하는 압력인 양력이 떨어져 항공기의 속도가 상실되는 현상이다.

네팔 구조대원들과 민간인들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 추락 여객기 잔해 주위에 모여있다. 네팔 당국은 72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협곡에 추락, 68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론 교수는 "높은 고도로 인해 공기 밀도가 희박한 것이 네팔 공항 이착륙이 어려운 이유"라며 "그러한 곳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날아야 하는데 조종사가 속도를 너무 줄일 경우 실속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항공 안전 전문가 아밋 씽 역시 "비행기 궤적을 볼 때 코 부분이 상승했다. 코 부분의 상승은 속도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아울러 항공기가 추락한 지역의 새가 많이 서식한다는 점을 근거로 조류가 항공기에 부딪혀 기체 속도가 줄어드는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 협곡에서 구조대가 추락 비행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 신원 확인 명단에는 한국인 탑승자 40대 유 모 씨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이밖에 다른 전문가들은 ATR72가 제작 15년이 된 노후화된 항공기라는 점, 일부 영상에서 추락 전부터 날개에 불이 붙은 점 등을 이유로 기체 결함 때문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한편 사고 항공기에는 한국인 2명도 타고 있었으며 우리 외교부는 소지품을 통해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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