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설 현장서 매년 100명 이상 숨져… 지붕 작업이 가장 위험
공사 금액이 1억원 미만인 소규모 건설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사람이 최근 3년간 37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건설 현장 사고 사망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수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런 소규모 공사 현장에서 2020년 116명, 2021년 136명, 지난해 125명 등 3년간 377명이 사고로 숨졌다.
지붕을 개·보수하다가 숨진 사람이 92명(24.4%)으로 가장 많았다. 외부 도장(33명·8.8%), 철거·해체(29명·7.7%), 인테리어(19명·5.0%) 작업을 하다가 숨진 사람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리모델링(13명·3.5%), 관로(11명·2.9%), 옥상 방수(8명·2.1%) 작업 사망자가 그 뒤를 이었다.
사고 요인별로 보면, 지붕에서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숨진 사람이 92명(24.4%)으로 가장 많았고, 트럭에 의한 사망이 24명(6.4%)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끊어진 부분이나 뚫린 부분에서 사고를 당해 숨진 경우가 22명(5.8%),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등의 원인으로 숨진 경우와 굴착기에 의한 사고로 숨진 경우가 각각 21명(5.6%)이었다. 18명(4.8%)은 달비계(건물의 튀어나온 부분에서 아래로 매다는 비계)에서, 15명(4.0%)은 다른 고소(高所) 작업대에서 일하다가 숨졌다.
소규모 건설 공사 현장의 이런 중대 재해를 줄이기 위해 고용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무료 기술 지도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사망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7가지 고위험 작업을 하는 현장 12만곳에 대해 자율 안전 점검표(체크리스트)를 배포하고, 지붕 작업 중에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지붕 공사 전문 건설 업체 5000여곳을 방문 점검할 계획이다.
류경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일주일 정도 걸리는 작은 공사에 대해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매년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속도와 비용만을 중시하는 미성숙한 작업 문화를 버리고 작업 전 안전 점검 회의를 생활화하는 등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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