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옮기다 발등 다쳤는데 산재보험금 탔다"...구멍 숭숭

# 지난 2020년 6월 23일 집에서 가구를 옮기다 발등뼈가 골절된 A씨는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날 출근 중 쓰레기 집하장에서 정차하면서 넘어져 다친 사고에 대해서는 출퇴근 재해로 산재 승인을 받았습니다.

금융감독원과 근로복지공단은 출퇴근 재해에 대한 공동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일한 사고에 대해 산재와 보험금을 중복 또는 허위로 청구한 혐의가 의심되는 61명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조사 대상자는 직전 2년간 출퇴근 재해로 산재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근로자 중 조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례로 선정됐습니다. 다만, 선량한 근로자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부정수급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로 제한해 조사 대상자를 결정했습니다.

출퇴근 재해와 무관한 일상생활의 사고나 질병을 산재로 부당 청구하거나 일상생활의 사고나 질병을 산재로 부당 청구했는지 여부를 중점 분석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A씨 외에도 ▲자택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무릎을 다쳐 보험금을 받았는데 전날 밤 퇴근길에 무릎을 다친 사고에 대해 출퇴근 재해로 산재를 승인 받은 경우 ▲출근 중 지하철 역에서 발을 헛디뎌 다친 사고에 대해 산재 승인을 받고, 같은 날 집 베란다에서 넘어져 엄지 발가락이 골절된 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받은 경우 ▲출근 중 집 앞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와 무릎을 다쳐 산재로 승인을 받은 뒤 같은 날 운동중 무릎을 다친 데 대해 보험금을 받은 경우 등이 적발됐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일 사고로 추정되는 건에 대해 이중 또는 허위로 보험금·산재 보험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의심되는 61명을 적발했다"며 "대부분 동일 또는 가까운 날짜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각기 다른 사고내용으로 산재와 보험금을 모두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출퇴근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입니다. 이에 따라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산재보험 혜택이 제공됩니다. 하지만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 사업장 밖에서 발생하는 단독사고 비중이 높은 데다 목격자 확보 등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산재나 보험금을 허위·부당청구하는 사례가 있어 조사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입니다.

금감원과 근로복지공단은 부당지급된 산재 보험급여 및 보험금을 환수해 보험 재정 건전성 제고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고의성, 보험금 지급규모 등을 감안해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수사필요 대상자를 선정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정수급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국회에 발의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 입법 지원을 통해 공·민영 보험간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출퇴근 재해로 산재나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과 관련해 소바지 유의사항 3가지를 함께 안내했습니다. 

실제 사고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산재 보성이나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불법행위로, 적발시 보험금이 환수될 뿐만 아니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산재와 자동차·실손보험은 동일한 성격의 보상항목을 상호간 중복 지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가입 내용에 따라 중복 보상이 가능한 경우도 있어 보험금 청구 전 보험사에 미리 문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보험사기나 산재보험 부정수급 목격시 금감원 및 근로복지공단 신고센터에 제보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제보내용에 따라 제보자에게는 포상금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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