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한일, '회복력 자산' 보유…'다시 동행할 결심' 해야"

오수진 2023. 1. 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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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오래 축적한 경험을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조속한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윤 전 장관은 17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6회 한일·일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복합 갈등이 장기화되고 양국 관계가 치유 불가능한 상태로 가기 전에 새로운 길로 나아가면서 '다시 동행할 결심'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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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일한 협력위 회의…"김대중-오부치 선언 발전 방법 찾아야"
인사하는 윤병세 전 외교장관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6회 한일·일한 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일양국의 협력'에 대한 발제를 맡았다. 2023.1.17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오래 축적한 경험을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조속한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윤 전 장관은 17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6회 한일·일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복합 갈등이 장기화되고 양국 관계가 치유 불가능한 상태로 가기 전에 새로운 길로 나아가면서 '다시 동행할 결심'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관해 "혹자는 잃어버린 5년이라고 하며 다중 복합 골절 상태에 비유하기도 한다"며 "미국과의 강력한 자유민주주의 연대의 핵심 축인 한일 양국이 가장 약한 고리가 되어 버렸고 이러한 균열을 바라는 현상 변경 주도국들은 최대의 수혜국이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양국 간 최대 외교 현안으로 계속되고 있다"며 "아직도 위기가 다수 잠복해 있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한일 회복력의 자산'의 대표적인 예로 김대중 전 대통령,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 집권 초반 채택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관련한 당시 양국 분위기를 전했다.

윤 전 장관은 "양국이 90년대 중반부터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 문제와 어업협정 문제로 한일관계 근간이 된 1965년 한일협정 체제가 흔들리며 관계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바 있다"며 "그러나 양국 지도자들의 강력한 의지로 신어업협정이 체결되고 21세기를 내다보는 포괄적 공동성명에 합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발표 25주년이며 2년 뒤에는 한일 관계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다며 미래 비전과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당면 현안 타결은 관계 정상화의 첫 관문 통과일 뿐"이라며 "새로운 대장정을 함에 있어 편안한 속도로 시작해 꾸준히 진전 확대시켜 나가는 지혜를 발휘하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함께 발표에 참여한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국제문제연구소 이사장도 윤 전 장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오랜 시간축으로 생각해보면 한일 관계는 지금 문제가 많지만 그 전에는 더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사에 이사장은 "윤 장관도 말씀하셨듯이 한일 관계는 한번 달성해도 언덕길에서 차를 끌어 올리듯이 노력하지 않으면 다시 떨어진다. 떠받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사에 이사장은 최근 한국 정부 주도의 강제징용 해법 모색을 위한 공개토론회 개최를 높이 평가하며 "일본에서도 커다란 주목을 모았으며 한국이 해결책을 공개토론회에서 내놓은 그 투명성, 민주성, 용기에 커다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사사에 이사장은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가 결착되면 나중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이라며 "현안을 처리하면 신뢰 관계도 더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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