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검찰 끈질긴 수사 끝 30년 만에 검거된 伊마피아 두목
멜로니 총리 "마피아와 전쟁 끝나지 않았지만…조직에 큰 타격될 것"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내가 직접 죽인 사람들로 묘지 전체를 가득 메울 수 있다"
'검거 1순위'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60)는 이같이 자랑했다. 그의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무자비한'(ruthless)이란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다. 그런 그가 30년간 도피 행각 끝에 16일(현지시간) 자기 고향 시칠리아섬에서 검거됐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데나로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주 주도 팔레르모 민간 클리닉에서 암 투병 중에 체포됐다. 지난해 그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자 수사 당국은 그가 팔레르모 병원에서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입수해 마침내 그의 소재를 파악했다.
데나로는 1962년 4월26일 팔레르모에서 남서쪽 81㎞가량 떨어진 조직범죄의 온상 트라파니현 카스텔베트라노에서 태어났다. 지역 마피아 단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입단한 그는 15세 때 이미 총을 들었다. 경찰은 그가 18세에 첫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카스텔베트라노 두목이 된 그는 펠레르모 기반 코를레오네 조직과 동맹을 맺었다. 그리고 코를레오네 두목 살바토르 '야수' 리나의 제자가 됐다. '야수' 리나는 당시 두목들의 우두머리였다. 그 밑에서 청출어람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한 그는 마침내 트라파니현을 대표하는 코사노스트라의 머리가 됐다. 그의 위력은 팔레르모까지 확장됐다. 현재도 코사노스트라 규모는 5500여명에 이른다.
데나로는 1989년 호텔 주인 니콜라 콘살레스 살해한 혐의로 처음 법적 기소됐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물일곱. 주인은 여직원에게 자주 마피아에 대한 불평을 늘어놨는데 알고 보니 직원은 데나로의 정부였던 것이다.
1992년 마피아 단속을 주도한 조반니 팔코네 검사와 파올로 보르셀리노 판사를 제거하기 위해 로마로 건너갔다. 팔코네 검사는 그해 5월23일 자동차 폭탄으로 숨졌다. 이 사건은 이듬해 1월 '야수' 리나 검거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그는 로마·피렌체·밀라노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에도 가담했다. 당시 테러로 10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했다.
'변절자 아들 살해'는 그의 범죄 중 가장 잔혹했다. 그는 당시 10대였던 주세페 디 마테오(12)를 납치해 799일간 감금하고 목졸라 죽였다. 시체는 산성으로 용해했다. 이는 1993년 11월 법원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1993년 여름 데나로는 마피아 조직·살인·절도·폭발물 소지 등의 혐의를 받고 대중들의 눈에서 사라졌다. 30년 도피가 시작됐다. 1994년과 1996년 코사노스트라에서 그의 역할에 대한 전직 단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그는 2000년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수십 년간 '알레시오'라는 가명을 사용해 경찰의 눈을 피했다. 성형수술을 해서 기존 얼굴을 완전히 갈아엎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면서도 국내와 해외에서 부하들을 거느리며 마약 밀매부터 도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입원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명품광'으로 유명했다. 롤렉스 시계를 즐겨 찼고 고가의 옷과 선글라스를 애용했다. 만화책과 비디오게임도 좋아했으며 고급 음식을 자주 먹는다고 한다. 여성 편력도 상당해 미혼이지만 자식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하에 보낸 편지에서 '딸이 있지만 만난 적은 없다'고 적혀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를 주인공으로한 만화 '디아볼릭'(Diabolik)가 나와 큰 인기를 끌었다. 2021년 영화로도 각색됐다. 한때 어두운 안경을 쓰고 국내 모 잡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명수배자 10명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테레사 프린치파토 담당 검사는 2015년 당시 그가 "매우 높은 수준"의 보호를 받고 있어 수배가 어렵다고 했다. 5년간 끈질긴 수사 끝에 그의 조력자들을 여럿 체포해 수사망을 좁혔다. 2020년 10월 궐석 재판에서 팔코네 검사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현재 그는 20개 종신형을 받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그의 검거 소식을 듣고 시칠리아로 향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마피아를 억압할 수 있다 말할 수 있는 축하의 날"이라며 "우리는 마피아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물리치지 못했지만 이는 승리를 위한 핵심 전쟁으로 조직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