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사진으로 나노 크기 물체 표면 3D 형태로 예측한다

이정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향후 반도체 생산 수율 상승에 기여 가능

이정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KAIST

현미경 사진을 이용해 크기가 나노 단위로 작은 물체의 표면을 3차원(3D) 형태로 예측하는 심층학습(딥러닝)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17일 이정철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 현미경으로 찍은 나노 크기 물체의 표면을 접촉 없이 3D로 예측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나노 크기 물체의 표면을 3D로 측정할 경우 원자현미경을 주로 썼다. 물리적 접촉을 통해 물체 표면을 스캔한 다음 그 결과값을 3D화하는 방식이다. 다만 원자현미경은 측정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고온 극한 환경에서 아예 작동이 안 되는 것도 문제였다.

이 교수 연구팀은 광 현미경으로 나노 크기 물체를 찍은 사진을 갖고 표면을 3D 형태로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을 찍은 위치와 사진 속 물체 사이 거리를 예측하는 기술이 쓰였는데, 이는 최근 자율주행을 위해 많이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나노 크기는 물론 최대 1㎟ 크기 표면까지 3D 예측이 가능하다. 이는 원자현미경보다 훨씬 넓은 측정 범위다. 측정 속도는 원자현미경보다 10배 늘었고 고온 극한 환경에서도 활용이 가능해 기존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계를 넘어 산업계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반도체 웨이퍼 표면 분석에 지금껏 원자현미경을 활용했는데, 연구팀 기술을 도입하면 표면 분석 속도와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반도체 생산 속도를 높이고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해 수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번 기술이 실시간 나노 측정을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와 반도체, 첨단센서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드드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지난해 12월 20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또 해당 학술지의 올해 1분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기존 가율주행 연구의 깊이 예측과 이번 연구의 나노스케일 높이 예측 개념도 비교.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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