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철 SKC 대표 "성장 한계사업 정리…반도체·배터리소재 집중"

김종윤 기자 2023. 1.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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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사업 1.6조에 매각…"저부가가치사업 정리해 미래 집중"
배터리 소재 동박 세계 1위…실리콘 음극재 공장 설립 추진
박원철 SKC 사장(사진제공=SKC)

(라스베이거스=뉴스1) 김종윤 기자 = 박원철 SKC 대표는 저부가가치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반도체·배터리 소재에 집중하겠다는 경영 구상을 밝혔다. 성장 한계 사업으로는 기업 가치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실리콘 음극재와 배터리 소재 동박 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공장 부지도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 "올해 확보할 현금 상당 수준…구체적인 계획 짜고 있어"

박 대표는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수준을 계속 유지하는 사업이라면 빨리 정리하는 게 답"이라며 "가치를 내지 못하고 성장에 한계가 있는 사업은 보유하고 있어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SKC 수장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부터 저부가가치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6월 필름 사업을 1조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투자 계획을 쭉 살펴보니 현금이 꽤 필요했다"며 "6월까지 매각 작업을 서둘러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SKC는 해외 자산 일부를 엑시트(투자회수)했고 이를 활용한 미래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매출 200억∼300억원 수준의 사업으로 기업 가치를 키울 수 없다"며 "현재 추가로 매각할 사업이 있는 만큼 올해 확보할 현금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는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 기준 세계 1위 업체다. 전북 정읍 공장(5만톤)에 이어 현재 말레이시아·폴란드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추가로 북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해 오는 2025년 총 25만톤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박 대표는 SK넥실리스의 동박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객사 요구에 맞는 다양한 제품으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배터리사가 동일한 동박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2∼3가지 제품을 보유한 경쟁사와 달리 10가지 넘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사의 동박 주문은 쇄도하고 있다. 배터리사들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에 맞춰 완성차업체와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만큼 SKC의 동박 확보가 절실해지고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Northvolt)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

박 대표는 "동박 생산량이 1∼2년 안에 쉽게 늘어날 수 없다"며 "올해 상반기에 장기 공급 계약을 차례차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의 정읍공장 전경. 왼쪽 회색 지붕의 두 건물이 2020년 SKC가 동박사업을 인수한 후 지난해와 올해 각각 완공한 5, 6공장이다.(사진제공=SKC)

◇ 실리콘 음극재 공장 설립 추진…SK온과 시험 결과 긍정 평가

SKC는 실리콘 음극재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 함량에 따라 저함량(15% 이내), 고함량(15% 이상)으로 나뉜다. 지난 2021년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Nexeon)에 33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과 사업권을 확보했다. 이후 양사는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SK온과 고함량 제품을 시험한 결과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박 대표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투자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며 "(공장 설립을) 국내 혹은 넥시온과 함께 진행할지 곧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반도체 산업 불황을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이달 사명을 SKC솔믹스에서 바꾼 SK엔펄스는 CMP패드 기술력을 갖췄다. CMP패드는 반도체 웨이퍼의 표면을 평탄하게 만들어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소재다. 글로벌 화학사 듀폰이 세계 CMP패드 시장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그는 "SK의 CMP패드 물성이 경쟁사보다 우수하지만 가격은 30% 저렴하다"며 "고객사들이 불황 시기에 쉬는 일부 라인을 활용해 테스트를 한다면 신규 요구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 자회사 앱솔릭스는 지난해 말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1차 투자 금액은 2억4000만달러다. 반도체 글라스 기판는 기존에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혁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대표는 "반도체 글라스 기판은 추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사업 규모는 내년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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