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근로공단과 '산재·보험금 부정수급' 의심 61명 적발

기사내용 요약
출퇴근 재해 산재 인정 악용…보험금까지 이중 수급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출퇴근 재해의 산업재해 인정과 관련해 동일한 사고에 대해 산재와 보험금을 중복 또는 허위로 청구한 혐의가 의심되는 근로자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17일 근로복지공단과 출퇴근 재해에 대한 공동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산재 보험급여와 민영 보험금을 편취하는 부정수급 혐의자 6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2018년부터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산재보험 혜택이 제공되고 있는데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에 사업장 밖에서 발생하는 단독사고 비중이 높아 목격자 확보 등이 어려운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에 금감원 등에 적발된 61명은 같은 날 또는 인접한 날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각기 다른 사고내용으로 산재와 보험금을 모두 청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A씨는 지난 2020년 6월23일 자택에서 가구를 옮기다 발등뼈가 골절된 사고에 대해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지급받은 후 사고 당일 출근 중 쓰레기 집하장에 정차하면서 넘어져 다친 사고를 주장해 출퇴근 재해로 산재를 승인받았다.

B씨는 지난 2020년 5월16일 자택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무릎을 다친 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받은 뒤 사고 하루 전에 퇴근길에 발을 헛디뎌 무릎을 다쳤고 주장하며 출퇴근 재해로 산재를 인정받았다.

지난 2021년 4월28일 출근 중 지하철 역에서 발을 헛디뎌 다친 사고에 대해 출퇴근 재해로 산재를 승인받은 C씨는 같은 날 자택 베란다에서 넘어져 엄지 발가락이 골절됐다며 보험금을 지급받기도 했다.

D씨는 2020년 2월17일 출근 중 집 앞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와 무릎을 다친 사고에 대해 출퇴근 재해로 산재를 승인받고 같은 날 운동 중 무릎을 다친 사고를 주장하며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금감원은 부당 지급된 산재 보험급여와 보험금을 환수하고 고의성과 보험 지급규모 등을 감안해 수사 필요 대상자를 선정한 뒤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또 산재 관련 부정수급 예방을 위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통해 공공·민영 보험 간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해당 개정안은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에 보험사기 조사를 위한 자료 요청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감원은 "실제 사고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산재 보상이나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소비자 유의사항도 안내했다.

금감원은 "산재와 자동차·실손보험은 동일한 성격의 보상항목을 상호 간에 중복 지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다만 보험 가입내용에 따라 중복 보상이 가능한 경우도 있어 보험금 청구 전 보험회사에 문의해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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