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뿌리며 명도소송 강제집행 저지… ‘스카이72’ 불법시위 8명 검거

아수라장 : 17일 오전 인천 중구 스카이72 골프장 입구에서 시설 임차인이 고용한 법률 대리인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명도소송 강제집행에 나선 법원 집행관을 에워싼 채 진입을 막고 있다. 김동훈 기자

‘인국공에 땅반환’법원명령 불복

용역업체직원 500명 입구 막아

집행관들과 격렬한 몸싸움벌여

법원이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 부지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카이72’ 골프장에 대해 명도소송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골프장 내 시설 임차인이 동원한 용역인력들이 막아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부상자도 생겼다. 경찰은 불법 시위자 8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이날 오전 8시쯤 인천 중구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집행관실 직원과 노무자 100여 명이 스카이72 골프장 내 바다코스(54홀) 입구에서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골프장 안에서는 식당과 골프연습장 등을 운영하는 시설 임차인 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 500명가량이 입구 곳곳을 막아섰다.

버스, 건설장비 등을 정면 주변에 설치해 집행관의 진입을 봉쇄했다. 골프장 주변 곳곳에도 ‘불법 집행 시도 중지’ 등이 적힌 조끼를 입은 용역 업체 직원들이 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집행관들이 강제 집행을 시도하자 용역 업체 직원들은 소화기를 뿌리고 욕설을 하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됐다. 법원 집행관은 “2년간 소송 끝에 대법원 판결이 났기에 채무자(스카이72 주식회사)는 원고(인천공항공사)에게 부지를 넘겨줘야 한다”며 “토지 인도는 정당한 집행이고 세입자의 운영권은 보호된다”고 설득에 나섰다.

임차인 측 법률대리인은 “시설 임차인 보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제 집행은 부당하다”며 “세입자 임차권이 보호된다고 하지만 부지가 넘어가면 식당 등은 운영이 안 되는데 무슨 보호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날 골프장 입구에는 극우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회원 수백 명이 가세해 법원의 강제집행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스카이72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 비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집행관들에게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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