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국내 압송…검찰, 수사 속도 전망
[앵커]
태국에서 체포된 쌍방울 그룹의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오늘 오전 국내로 압송됐습니다.
김 전 회장이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수원지검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강창구 기자.
[기자]
네, 쌍방울 그룹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 나와 있습니다.
해외 도피 8개월만에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붙잡힌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은 오늘 오전 8시 20분쯤 태국 방콕발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은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 "저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았다"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답했습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 등을 묻는 말에는 "모른다"고 답했고 변호사비 대납의혹에 대해서도 "이 대표에게 흘러간 게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앞서 태국 현지 외국인수용소에서 구금 생활을 했던 김 전 회장은 어젯밤 10시쯤 철저한 보안 속에 공항으로 호송됐고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된 별도 구역에서 출국 수속을 밟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검거된 그의 사촌형인 양선길 쌍방울 현 회장도 같은 절차를 거쳐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두 사람에 대한 체포영장은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직후 기내에서 집행됐습니다.
김 전 회장을 태운 호송차는 조금전 10시45분쯤 이곳 수원지검에 도착했는데 검찰 청사 지하 주차장으로 곧바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시각 현재 김 전 회장은 그동안 밝혀진 각종 비리와 의혹에 대해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체포영장에 기재된 횡령 등 혐의와 8개월여동안 해외 도피를 이어온 점 등을 집중 추궁해 이르면 내일 오후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검찰은 공범이 많은 쌍방울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구속기간 동안 변호인 이외에 다른 사람의 접견을 막을 방침입니다.
[앵커]
김 전 회장은 배임, 횡령 등 개인비리는 물론 대북송금 의혹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의혹까지 상당히 많지요?
앞으로 검찰 수사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네, 현재 진행 중인 김 전 회장 관련 수사는 배임과 횡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거액의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여러 건입니다.
검찰은 이들 혐의와 의혹이 모두 김 전 회장이 주도하거나 지시한 것으로 보고 김 전 회장을 상대로 하나하나 확인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선 지난 2018∼2019년 쌍방을 임직원들을 동원해 중국으로 640만달러를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혐의입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도움을 받아 중국 선양에서 북한 측 단체와 남북경협사업에 합의한 대가로 거액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2018년과 2019년 경기도가 북한 측 고위인사를 초청해 두 차례에 걸쳐 남북교류 행사를 개최했는데 당시 행사 비용 수억 원을 쌍방울이 지원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특히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재판을 받을 당시 변호사 비용 20여억원을 쌍방울이 대신 내줬다는 대납의혹까지 제기된 상태입니다.
쌍방울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100억원씩 2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돈의 일부가 변호사비로 대납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대북 송금의혹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태국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만난 적도, 전화 한 통화 한적도 없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또 대북 송금의혹에 대해서도 대북사업을 위해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을 준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고 인연이라면 내의를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당사자들의 강력한 부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켜볼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수원지검에서 연합뉴스TV 강창구입니다. (kcg3316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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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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