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조사 시작...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 추궁할듯
기사내용 요약
이날 오전 8시43분 인천공항 통해서 한국 귀국해 검찰 압송
쌍방울 그룹 각종 의혹 수사해온 형사6부에서 조사 예정
횡령·배임, 변호사비 대납, 대북송금 의혹 등 혐의 규명 방침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체포돼 자진귀국 의사를 밝힌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7일 오전 10시46분께 호송차를 타고 검찰에 압송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그가 받고 있는 각종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가 이날 김 전 회장의 조사를 담당한다. 형사6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쌍방울 그룹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 부서다.
김 전 회장은 현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다.
또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에 건넸다는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풀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해외로 출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8개월 만인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의해 붙잡혔다.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도 현장에서 함께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이후 불법체류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받을 예정이었으나, 돌연 마음을 바꿔 12일 자진귀국 의사를 밝혔다. 열악한 수용시설 환경과 주변 인물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주태국 한국대사관에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이날 0시50분 방콕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대한민국으로 출발, 오전 8시43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체포된 지 일주일 만이다.
검찰은 현지 파견된 검찰 수사관들을 통해 김 전 회장의 귀국 비행편에서부터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체포 영장을 집행한 뒤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만큼 검찰은 곧바로 김 전 회장을 수원지검으로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김 전 회장의 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집중 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날 집행한 체포영장 역시 지난해 8월 김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발부받은 것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지원받는 대가로 억대의 뇌물을 준 혐의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허위급여, 법인차량 등 3억2000만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그중 2억6000만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을 구속기소 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회장을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안 회장은 쌍방울 등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중 8000여만원을 달러로 바꿔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층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규명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1년 넘게 수사 중인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핵심 인물로,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귀국으로 현재 쌍방울 그룹 관련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맡았던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에게 김 전 회장이 쌍방울 그룹 전환사채 등을 통해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해 이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에게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해외도피 이유, 대북 송금 이유 등을 묻자 "정말 저 때문에 저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것이 죄송하다"면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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