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불법행위 신고 1000건 넘어 …3월 중 국토부 '근절대책' 나온다
'불법행위' 강력 처벌 목소리도…"적극 대처 필요"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건설노조의 갑질에 전국 건설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기세가 오르면서 불법행위가 급증했다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건설노조의 피해신고를 바탕으로 오는 3월 불법행위 근절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와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 7곳은 이달 초부터 '건설현장 불법행위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 이날 기준 총 1000개가 넘는 업체의 피해 사실을 접수했다. 약 2~3주라는 짧은 시간에 이뤄진 조사지만 피해건수만 1000건이 넘어섰다. 뒤늦게 집계되는 건수까지 포함하면 피해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오후 기준으로 843개사로 확인됐다"며 "다만 그 이후로도 신고건수가 계속해서 취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주저하던 업체들도 신고가 활발하다는 것을 알고 피해를 추가적으로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된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해 수도권의 한 건설 현장으로 민주노총 건설지부 지부장 등이 찾아와 노조원의 채용을 강요했다. 건설사가 이를 거부하자 현장 출입구를 무단점거하고 레미콘 차량 및 펌프카의 진입을 막았다. 이에 따라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되는 피해를 보았다.
강원도에선 협박 및 폭행 사건도 발생했다. 비노조원이 기계사용과 관련해 계약을 체결하자 민주노총 지회 관계자들이 집회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노조 기계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현장에 난입해 협박 및 폭행 등의 행위를 저질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러한 피해는 건설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산의 명문초는 이달 29일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건설노조의 장비사용 강요 집회, 운송노조 파업,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준공일이 4월 8일로 늦춰졌다. 신입생이나 전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1.5㎞ 떨어진 임시 가교로 등교해야 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다시는 집단이기주의에서 쌓아 올린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교육현장에서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 한탄을 금할 수 없고 이번 일을 계기로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는 불법을 바로잡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그동안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건설노조의 횡포가 만연해졌다고 지적한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건설현장 집회·시위는 1만3068건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2598건과 비교해 5배 늘었다.
결국 이는 관행으로 굳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시간에 쫓기는 현장에선 괜한 분란을 일으켜 보복 행위 등으로 인해 공사 기간이 지연되기보다는 울며 겨자 먹기로 타협을 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피해 신고업체는 익명 처리를 당부했다고 한다.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 정부 시절에만 해도 노조가 집회를 벌일 때 경찰에 신고해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문제가 생기면 더 강한 불법행위가 발생하기도 해 공사기간을 맞추려면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한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 연구위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공사 지연 시 시공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노조의 불법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게 정부에선 단발성이 아닌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건설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불법 행위 유형을 추려 대응방안을 마련하다는 계획이다. 건설관련 단체에 12~13개의 불법행위 유형을 선별해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해당 내용들은 경찰청에도 공유된다.
현재 정부는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 운영 중이다. 협의체에서는 건설기관 단체와 변호사, 노무사 등이 참여해 피해상황과 함께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다. 공공기관 발주 사업 시 노조의 불법행위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다. 국토부는 3월까지 근절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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