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탕’ 그 노래, 음이름도 똑같아…北 가수 ‘여자친구’ 표절 의혹
북한의 한 가수가 국내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 가수 정홍란이 신년행사에서 부른 노래가 여자친구의 ‘핑거팁’과 유사하다는 주장인데, 실제로 음의 진행 방식부터 음 이름까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전문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표절 의혹’ 관련 영상을 통해 “전문 음악인에게 두 곡을 비교해 봤더니 두 개의 곡이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됐다”며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 10일 강 교수가 올린 ‘북한은 K팝 열풍이 아니라 리메이크 열풍중?’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시작됐다.
이 영상엔 북한이 2023년 새해를 맞아 지난 1일 개최한 신년경축대공연에 대한 해석이 담겼다. 강 교수는 “북한음악계에 편곡,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번 공연에서 정홍란의 역할이 두드러졌는데 신곡이라기보다는 기존 곡을 편곡해서 많이 불렀다”고 했다.
이어 정홍란의 ‘우리를 부러워하라’ 무대를 소개했다. 이 노래는 청봉악단이 부른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정홍란은 신년경축대공연에서 6명의 백업가수들과 함께 이 노래를 불렀다.
문제의 구간은 ‘세상이여 부러워 하라/우리를 부러워 하라/원수님의 그 믿음 속에/충신이 된 우리 인민을’이라는 구절 직후 나온다. 음악과 화면이 함께 전환되며 가수들이 춤을 추는데, 네티즌들은 이 때 나오는 멜로디가 국내 그룹 여자친구의 ‘핑거팁’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곧 온라인상에는 ‘북한에서 여자친구 핑거팁을 표절해갔다’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정홍란의 노래를 접한 네티즌들은 “조금이라도 바꿨을 줄 알았는데 너무 그대로다” “남한 노래 들으면 안된다면서 베껴 쓰는 건 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원곡인 ‘핑거팁’ 가사 중에 ‘탕탕탕’이라는 가사와 총을 쏘는 듯한 안무가 포함된 점을 언급하며 “총쏘는 노래인데 이걸 따라해도 되나” “표절 걸리면 탕탕탕 당하려나” 등 북한 체제를 풍자하는 반응도 다수 나왔다.
북한 가수가 남한 노래를 따라한 이유와 관련 강 교수는 “지난해 9월9일 9·9절 공연 때 가수 김유경과 정홍란이 등장해 남한의 R&B 스타일로 노래를 편곡해 불렀는데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아주 멋진 편곡이 이뤄져서 획기적인 변화였다’고 평가했다”며 “이 때문에 신년경축대공연에서도 편곡을 하고 남한 걸그룹 노래를 표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북한의 새세대들 사이에서는 남한 노래에 빠져서 사상이 많이 흐트러지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통제를 하는 상황”이라며 “계속 단속하고 통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북한 정권은 ‘주체적 변화’라며 남한 노래보다 더 수준 높은 노래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북한의 유명한 노래에 남한 걸그룹의 노래를 넣어 굉장히 익숙한 음악처럼 의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K팝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선 “북한 노래는 대부분 군가 형식이고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는 가사 내용인데 남한 노래는 사랑과 인간이 살아가는 생활상을 다룬다”며 “이렇다 보니 북한 노래에는 사상만 있고 남한 노래에는 사랑이 있다며 북한 젊은이들이 남한 노래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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