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中서 울고 印서 웃고 '희비 교차'

김재성 기자 2023. 1. 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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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한 가운데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은 사드 사태와 가성비 높은 현지 브랜드 차들의 성능 향상 때문에 현대차·기아가 점유율을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중국 시장 이후로 지금 떠오르는 인도 시장, 동남아, 남미 등에 투자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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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점유율 2% 미만 '고전'...인도에서 2위 차지 '약진'

(지디넷코리아=김재성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한 가운데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현대차·기아는 중국에서의 침체를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 오른 인도에서 만회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2%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북경현대) 7세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중국승용차시장정보협회는 지난해 현대차가 약 27만3천대를 팔아 전체 판매의 1.12%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12만9천907대로 전체 판매의 0.56%다. 두 브랜드의 합산 판매량은 40만대를 넘어 시장점유율은 1.68%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중국 진출 초기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2016년에는 단일 브랜드 판매 100만대를 돌파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산 자동차 브랜드의 부상으로 6년 연속 판매량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도 지난해 판매량 급감, 자본잠식 등 여러 내홍을 겪으며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말 현대차·기아의 중국 현지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2021년 말 이후 또 다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신년 시무식에서 “올해는 중국 시장 회복의 중요한 해이며 양사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아도 최근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을 위한 ‘뉴기아 차이나 전략’을 내놨다.

현대차의 약점으로 현지 특화 모델 부족이 꼽힌다. 

중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인 태평양차는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많은 모델 중 경쟁력 있는 모델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뿐”이라면서 “지난해 엘란트라의 전체 판매량 비중은 35%인데, 엘란트라의 판매가 감소하면 현대차의 전체 판매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내부에서도 올해를 중국 시장 정상화를 목표로 삼은만큼 현지 특화 모델들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기아) 기아는 인도 전략형 모델 카렌스가 '2023 인도 올해의 차(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인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 가고 있다. 지난해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세계 3위 시장으로 오른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약 55만2천대와 25만4천대를 판매해 총 80만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단일 법인으로만 인도 2위 완성차 업체인 타타자동차를 2만5천대 차이로 앞섰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을 합치면 압도적인 2위 자리를 구축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동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의 전동화가 연평균 66.19%로 빠른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약 6천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인도에서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현지 모델의 전기차 라인도 출시한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 성과에 대해 “인도 고객들의 호감도에 따라 트렌드를 맞춘 라인업 출시가 성과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의 점유율은 유지하되 커져가는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은 사드 사태와 가성비 높은 현지 브랜드 차들의 성능 향상 때문에 현대차·기아가 점유율을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중국 시장 이후로 지금 떠오르는 인도 시장, 동남아, 남미 등에 투자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재성 기자(sorryki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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