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건 태생인데 굳이 친근한 이름 현수(Hyunsu)

백종인 2023. 1. 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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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그가 한국식 이름으로 출전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겼다.

한글, 또는 한국식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기념으로 제작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다.

미들 네임의 한국식 이름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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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등록명을 곽현수로 하면 어떨까?’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게 된 토미 에드먼의 등록명에 대한 제안이다. 아시다시피 어머니가 한국계다. 흔히 말하는 ‘대한미국인’이다. 그가 한국식 이름으로 출전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겼다. 또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다. 한글, 또는 한국식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기념으로 제작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다. 그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한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골드글러브를 받은 선수다. 김하성과 키스톤 콤비가 잘 어울릴 것이다. 주전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못 박았다.

당사자의 감회도 남다르다. “한국계 미국인 최초라고 들었다. 정말 기대된다. WBC에 나갔던 선수들이 한결같이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하더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물론 걱정도 있다. 소통에 대한 우려다.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자음과 모음을 공부하고 있다. 어느 정도까지 향상될 지는 모르겠다.”

풀 네임은 토머스 현수 에드먼(Thomas Hyunsu Edman)이다. MLB에서는 애칭인 ‘토미(Tommy)’를 쓴다. 유니폼에는 성(姓) ‘Edman’만 새겨진다. 반면 ‘현수’는 노출될 일이 별로 없다. 즉 공식 경기에는 리그 등록명을 쓰는 게 통상이다. 다만 WBC라는 대회 성격상 유연성이 발휘될 지는 모르겠다.

미들 네임의 한국식 이름은 적지 않다. 주로 이민 1세들의 케이스다. 이미 한국 이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적이 바뀐 뒤 본래 이름을 남겨두곤 한다. 예컨대, 홍길동이 John이라는 이름을 골랐다 치자. 그럼 존 길동 홍(John Gildong Hong)이 되는 식이다. 물론 정해진 루틴이 있는 건 아니다. 한국 이름을 유지하기도 한다. 반면 아예 남겨 놓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

이에 비해 에드먼의 경우는 특별하다. 한국계 어머니는 5살 때 미국으로 갔다. 모린 곽(Maureen Kwak)이라는 이름이다. 남편 성(Edman)을 따르지 않은 것도 남다르다. 한국 매체에는 여전히 곽경아라는 한국 이름으로 쓴다.

이들 부부는 미시건주 폰티악에서 결혼했다. 남편(존 에드먼)이 미시건대 코치였다. 토미도 그곳에서 태어났다. 일반적이라면 한국 이름을 지어줄 일은 없다. 그런데 굳이 ‘현수’라는 미들 네임을 지어줬다. 그만큼 정체성에 대한 의식이 깊다고 여겨진다. 지금처럼 한류라는 자긍심이 있을 때도 아니다. 27년 전인데도 그랬다.

에드먼의 외가는 LA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한식을 즐기고, 한국식 가족 문화에 익숙했다. 도쿄 라운드 때는 어머니와 외할머니, 여동생이 함께 응원단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토미 에드먼과 어머니 곽경아 씨. 토미 에드먼 인스타그램 캡처

미들 네임에는 남다른 의미나, 가족의 역사가 담겼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별로 쓸 일이 없다. 본인들조차 낯설다. 그래서 이런 유머도 있다. 미들 네임이 불릴 경우는 뭔가 심각한,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는 신호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① 법원에 갈 때 ② 결혼할 때(?) ③ 어머니가 불렀을 때 같은 경우다. ③은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길동아, 이리와”가 아니라 ”홍.길.동. 이리 좀 와봐” 그런 느낌이다.

이번 ‘현수’의 경우는 다르다. 어떤 특별함이 담겼다. 어머니의 나라다. 그곳 팬들의 관심과 응원이 그에게 쏟아진다. 그리고 유독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가운데 친근한 이름 덕분이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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