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新성장 4.0, 초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도전
그동안 우리는 우수한 국민의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석유파동, 외환위기 등 여러 위기를 극복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발전하는 등 우리가 이룬 성과는 세계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3高) 복합위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부족한 자원 등 불리한 여건에 더해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등 앞으로의 상황도 낙관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의 아이들이 누렸으면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경제적 풍요와 함께 질병 없는 세상, 로봇과 함께하는 편리한 삶, 문화와 여가를 풍부하게 누리는 일상, 더 깨끗한 도시 등이 공통적인 부분일 것이다. 더 나아가 반도체 등 몇 가지 분야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넓은 우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일 등을 꿈꾸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래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우편마차를 아무리 연결해도 철도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존의 틀 안에서 작은 변화들을 결합하는 것만으로는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금 우리도 단순히 기존의 기술을 개량하고 설비를 확장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혁신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을 담아 정부는 ‘신(新)성장 4.0 전략’을 마련했다. ‘신성장 4.0 전략’은 초일류국가 도약을 위해 신기술·신일상·신시장 등 3대 분야의 15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성장전략이다. 특히 지향점과 추진방식 등이 기존 정책들과는 다르다. 먼저, 산업 육성보다는 국민 실생활 개선 등 가시적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 미래형 모빌리티 상용화, 미래의료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난치병·감염병 등 질병 정복, 디지털 기술의 일상생활 적용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한다. 양자기술, 우주탐사 등 아직 우리 삶과 밀접하지 않지만 향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
다음으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민간 주도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추진 과정에서 민간의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재원이 우선 투입되도록 한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체계 개편, 인재양성, 규제혁신 등 민간이 홀로 하기 어려운 공공재적 성격의 투자와 인프라 정비로 이를 적극 뒷받침할 예정이다. 민간과 정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과제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프로젝트별로 민·관 공동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신성장 4.0 전략은 긴 시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단기적인 성장률 제고가 아닌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인 만큼 긴 호흡에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 이념과 가치를 넘어 어느 정부, 어느 시대에서든 일관되게 추구해야 할 과제들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15대 프로젝트별로 2023년 추진계획과 2024년 이후의 연도별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주요국들은 미래 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혁신 전략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문샷(Moonshot), 독일의 하이테크스트레티지2025(High Tech Strategy 2025)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도 세계적 경쟁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새로운 기술, 시장을 이끌어나가면서 동시에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신성장 4.0 전략이 새로운 대한민국, 더 나은 일상을 만드는 혁신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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