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체 금 갔는데···” 오피스텔 신축공사 안전불감증

건축물 안전진단에서 오피스텔 신축현장의 터파기 공사로 인근 주택의 벽체와 슬래브가 균열돼 보강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건설사가 6개월가량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광주 북구와 한국건설 등에 따르면 한국건설은 2021년 7월 광주 북구 신안동에 지하 2층, 지상 20층짜리 오피스텔 200호 규모의 스테이 신축공사를 착공했다. 이 공사는 2024년 4월 완공된다.

건설사는 2021년 4월 오피스텔 신축을 위해 부지내 기존 건물 철거를 하면서 공사 현장과 맞닿아 있는 A주택의 건물 바닥에 균열이 생기고 담벼락 일부가 무너지면서 주택소유자와 분쟁이 발생했다.

2021년 8월 건설사의 터파기 공사가 시작되면서 A주택은 거주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반 침하로 바닥의 타일이 깨지고 건물 벽체와 천정의 균열은 눈으로 훤히 보일 정도로 커졌다. 또 주택 밑으로 연결된 하수도 절단으로 추정되는 배관 사고로 배수가 되지않으면서 하수구의 물이 역류하기도 했다.

A주택 소유주인 유모씨는 수차례 광주 북구에 민원을 넣었지만 제대로 업무를 처리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북구는 건축 허가 조건으로 인접 건축물의 균열 실태 등을 사전에 조사하고 공사로 인한 피해가 있을 경우 즉시 원상복구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하지만 유씨는 건설사가 이같은 허가 조건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도 북구가 행정조치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천장에서 돌멩이가 떨어지고 지반 균열로 공사중지와 보강작업을 호소했다”며 “북구청에서는 그럴 때마다 추후 공사과정을 잘 살펴보겠다는 식의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유씨는 불안함을 호소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건설사는 지난해 5월 A씨의 정밀안전진단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달에 걸친 안전진단에서 A씨의 주택은 D등급(미흡)으로 판정됐다. 조적벽체의 균열이 심각해 보수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전체적인 보수와 보강이 필요하고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태다. 즉각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E(불량) 등급보다 바로 아래 단계다.

이같은 D등급이 나왔지만 건설사는 지난 6개월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건설사는 토지 측량 결과 A씨의 주택이 건설사 부지를 침범해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현장 소장은 “안전진단 결과대로 주택 일부분에 대해 보강, 보수 공사를 할 예정”이라며 “주택 일부가 건설사 부지로 넘어온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 북구는 건설사에 20일까지 조치계획서를 요구한 상태다. 북구 관계자는 “주택의 1/3은 철거후 콘크리트 재시공 등 건설사에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계획서를 받아본 후 공사중단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