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LG엔솔 밀고 있는 '배터리 삼각편대'는…
주력 사업인 소형·EV전지 외 ESS 키울 복안
전일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그룹이 미국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공급망을 구축해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죠.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을 위한 준비도 함께한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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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보장' 美 ESS 시장 공략
이번 협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미국 ESS 전용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를 추진합니다. 배터리뿐 아니라 ESS에 포함되는 공조시스템, 전장부품 등 통합 시스템 솔루션의 기술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정책 시행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ESS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죠.
ESS는 저장이 어렵고 사용 후 없어지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한화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과 연관이 깊죠. 불규칙적으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저장·관리해주기 때문에 이용 효율을 높여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어서인데요. 정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백업 전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도입이 늘면서 전력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ESS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그만큼 안정적인 제품 수급이 중요해졌다는 뜻이죠.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늘어나면서 미국 ESS 시장은 높은 성장이 예상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력망 ESS 시장은 연간 기준 2021년 9GWh(기가와트시)에서 2031년 95GWh로 9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95GWh는 국내 기준 약 4000만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전력 충전 규모입니다.
안정적 '삼각편대' 구축 기대
LG에너지솔루션에게 이번 협력은 ESS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세 가지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데요. 주력 사업은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를 담당하는 자동차전지 부문이고요.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는 소형전지 부문이 담당합니다. LG화학 분사 이후 원통형 배터리 비중을 빠르게 늘린 덕에 소형전지 부문도 실적 규모를 늘려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의 큰 축으로 자리 잡았죠.
이에 비해 ESS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지난 2021년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발전사인 비스트라(Vistra)에 단일 전력망 사이트 기준 세계 최대인 1.2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했고요. 또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Vertech)'를 신설해 ESS 시스템 통합 분야에도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상태죠.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ESS 사업의 규모를 자동차전지·소형전지 사업부문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죠.
ESS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 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게 이번 업무협약은 일종의 시작점일 겁니다. 한화큐셀은 미국 태양광 주택용·상업용 시장 1위 기업입니다. 시작부터 성장이 유력한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수요처를 확보한 셈이죠.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자동차전지, 소형전지부터 ESS 사업까지 이어지는 안정적인 3각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도 기대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IRA 등 ESS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미국 시장의 추가 활성화 및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를 감안해 미국 현지에 2025년 이후 추가 캐파(CAPA, 생산능력) 증설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혜택은 없지만
게다가 IRA에는 ESS에 대한 투자세액공제(ITC) 항목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는 2034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에 대해 투자금의 30%를 공제해주는 것이죠. 여기에 미국에서 생산한 ESS에는 추가 10% 공제가 가능하고, 투자 지역에 따라 또 10%가 추가될 수 있어 최대 50%의 공제가 가능합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투자에 대해 IRA의 세금 감면 혜택을 직접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IRA의 ESS ITC가 ESS '설치' 업체에 주어지는 혜택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배터리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혜택에서 벗어난 것이죠.
그래도 LG에너지솔루션은 ESS 투자에 대한 지원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를 통해 전체 ESS 시장 규모가 커지면 ESS 배터리 공급 업체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이죠.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ESS ICT는 설치 업체에 주어지는 혜택이지만 공급업체도 시장 진출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며 "성장성을 보면 미국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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