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폴] 전문가 70% “무주택자 내 집 마련은 ‘올해 말·내년 초’”
‘입주폭탄’ 고려하면 2025년·2027년 각 1명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내 집 마련 시기로 올해 말에서 내년 초를 지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인 기준금리의 인상이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렸다.
17일 조선비즈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7명은 올해 말과 내년 초 주택 매매가격이 저점을 형성하면서 내 집 마련의 적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을 언급한 전문가가 4명, 내년 초를 말한 전문가가 3명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달 첫 주부터 낙폭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책을 내놓은 것에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대적 규제완화에 ‘내년 금리 인하하나’ 기대심리
전문가 70%는 올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면서도 상반기 주택 구매를 추천하지는 않았다. 금리상단이 일단은 올라가는 상황이어서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어느 정도 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규제완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지만, 물가 불안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수요자의 구매력과 관련된 경기둔화 우려 등을 고려하면 연내 주택 구매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고점을 확인한 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할 수 있는 내년 상반기에 상황이 좀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올해 연말이 부동산 시장의 저점이 아닐까 한다”면서 “금리인상 폭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그 여파도 완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규제완화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거래량이 느는 그 시점이 그쯤일 걸로 본다”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는 작년처럼 금리가 급하게 오르진 않겠지만. 고금리는 유지될 것 것”이라면서 “올해는 하락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내년에 들어서면서 매입하기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내년이 되면 금리가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봤다.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매수세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현재 자본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현 3.50%에서 멈추거나 한 번 정도 더 오르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무주택자는 저점에 근접한 내년 초쯤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그쯤 되면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시그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지금 당장 사야” 의견도…2025년·2027년 지목하기도
일부 전문가는 지금 당장 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규제완화로 반등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오기 전에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매수자 우위 시장인 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가 내 집 마련의 적기라고 본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올해 1분기가 내 집 마련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인데다 경매나 급매로 싼 값에 살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매거래량이 늘기 시작하면 가격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기준금리의 움직임과 함께 입주물량을 고려할 때 2년 후인 2025년이 내 집 마련에 적절한 시기라고 본 전문가도 있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신규 입주 가구 수는 지난해(2만4143가구)보다 소폭 늘어난 2만5729가구다. 이 중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입주 물량이 약 1만여 가구로 서울 입주 물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강남권 전세 물량이 올해와 내년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내후년에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준공되면 강남권은 전세가격이 많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내년까진 갭투자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후년 정도가 시장진입에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4년 뒤인 2027년을 내 집 마련의 적기로 봤다. 그 역시 입주물량을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또 단기적으로는 역전세 상황이, 장기적으로는 실업률을 포함한 경기 상황이 무주택자들의 시장 진입을 늦추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대거 늘어나게 되고 2026년부터는 임대등록기간이 종료되는 주택임대사업자들의 물량이 나오기 시작한다”면서 “여기에 3기신도시 아파트 입주 물량까지 고려하면 2027년 정도가 저점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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