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규 인터뷰]"생명 구하는 일에 국경은 없습니다"
"동물 위한 일 하찮지 않아…결국 사람 위한 것"
[편집자주]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어나면서 동물=가족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또한 동물복지와 원헬스 관련 정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종합뉴스통신 <뉴스1>(대표 이백규)이 김재영 국경없는 수의사와 함께 생명 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뉴스1) 최서윤 박혜성 기자 대담=이백규 대표 최은지 인턴기자 = 국경없는 수의사회(대표 김재영)가 다음달 라오스로 첫 해외 봉사활동에 나선다. 지난 2021년 3월 창립을 공식 선언한 뒤 2년여 만이다.
수의계 봉사 단체 중 하나인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가는 환경 조성을 중요시하는 원헬스(One health) 개념에 입각해 활동하고 있다.
소외되고 낙후돼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간다는 국경없는 수의사회의 김재영 대표를 <뉴스1>이 만났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가진 이백규 대표이사와의 대담에서 "동물을 위한 일이 결국은 사람을 위한 일"이라며 "작은 생명 하나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의사는 동물의 대변자…동물 도우며 힐링하기도"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부터 동물병원을 운영 중인 김 대표는 태릉에서 고양이 전문 진료를 하고 있다. 그는 유명 유튜버 '크집사' 고양이들의 주치의이자, 국내 최장수 고양이 밍키의 가족으로 알려진 인사다. 밍키는 2021년 28살 나이에 고양이별로 떠났다.
김 대표가 비영리단체인 국경없는 수의사회를 만든 시기는 지난 2020년 7월. 당시 첫 봉사활동 실시 후 이듬해 3월 창립총회를 열고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봉사를 통해 회원들을 늘려나갔다.
이백규 대표는 "동물병원이 굉장히 바쁠 텐데 시간을 투자해서 봉사까지 한다는 것이 대단해보인다"며 국경없는 수의사회 창립 계기를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수의사라는 직업은 동물의 대변자"라며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들을 진료하기 위해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갖고 동물 보호자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가정에서 키우고 있는 동물들은 병원에 데려올 수 있지만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동물들은 돌봄을 받기 어렵다"며 "2012년 한국고양이수의사회를 창립할 때부터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물들을 조금씩 도운 것이 국경없는 수의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국경없는 수의사회에는 이인형 서울대 교수와 김남수 전북대 교수(고문) 등 여러 명의 수의사들과 수의대생들이 회원으로 있다. 한정애 국회의원(고문)과 방송인 박수홍씨 등 비수의사들도 이곳에서 활동 중이다. 수의사와 비 수의사로 구성된 회원수는 약 500명.
김 대표는 "이름은 수의사회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비수의사 회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사단법인 허가를 받고 생명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봉사가 즐겁다고 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면서 워케이션(work+vacation)을 할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수의사들은 일주일에 하루 쉬는 휴일을 반납하고 봉사하러 온다. 하지만 일이 힘들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동물을 보고 힐링하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린다는 생각"이라면서 "비록 돈은 없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들 부자"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유기동물 근본적으로 줄이는 마당개 중성화 캠페인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의료 사각시대에 있는 동물들을 위한 활동을 한다. 대표적인 활동이 일명 '마당개' 중성화 사업이다. 양주시를 시작으로 남양주시, 안성시 등 지자체와 손잡고 캠페인을 진행하며 인식 개선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지자체 보호소와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보호소가 있다"며 "저희는 환경이 열악한 사설 보호소를 가서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을 한다. 또 야외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이 어떤 질병에 걸리는지 역학조사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호소에 있는 대부분의 동물이 중대형견"이라며 "시골이나 도농 지역, 공장 등 마당에서 짧은 목줄에 묶여 생활하거나 떠돌아다니는 개들이 방치되다 보니 새끼를 낳아 들개가 되고 유기견이 돼 보호소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어난 생명을 우리가 함부로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개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이라며 "인도적인 방법으로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당개의 경우 병원 진료나 중성화를 위해 보호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분들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중성화 사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는 지난해 봄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봉사다. 이곳은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어서 원주민들이 거의 떠난 상황. 사람들이 이사하면서 버린 개들은 한 노인이 데리고 있었다.
그는 "도움요청을 받고 찾아가보니 한 노스님이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17마리의 개들을 돌보고 있었다"며 "개들에 대한 건강검진, 예방접종, 동물등록 내장칩 시술을 실시하고 미용도 했다. 로얄캐닌에서 사료를 후원해 준 덕분에 개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피펫]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뉴스1 해피펫'에서는 짧은 목줄에 묶여 관리를 잘 받지 못하거나 방치돼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일명 '마당개'들의 인도적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골개, 떠돌이개 중성화 및 환경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news1-10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달 120 줄게, 밥 먹고 즐기자"…편의점 딸뻘 알바생에 조건만남 제안
- "순하고 착했었는데…" 양광준과 1년 동고동락한 육사 후배 '경악'
- 숙소 문 열었더니 '성큼'…더보이즈 선우, 사생팬에 폭행당했다
- 미사포 쓰고 두 딸과 함께, 명동성당 강단 선 김태희…"항상 행복? 결코"
- 김소은, '우결 부부'였던 故 송재림 추모 "가슴이 너무 아파"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
- '나솔' 10기 정숙 "가슴 원래 커, 줄여서 이 정도…엄마는 H컵" 폭탄발언
- '55세' 엄정화, 나이 잊은 동안 미모…명품 각선미까지 [N샷]
- "'누나 내년 35세 노산, 난 놀 때'…두 살 연하 예비신랑, 유세 떨어 파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