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 남편 따라 조종사 됐는데…네팔 추락기 女기장의 비극

지난 15일 네팔에서 추락한 비행기의 부조종사 안주 카티와다

지난 15일 네팔에서 추락한 비행기의 부조종사가 17년 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조종사의 부인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네팔 추락기 부조종사 안주 카티와다(44)와 남편 디팍 포크렐의 사연을 전하며 부부 조종사가 사망할 정도로 네팔에서 항공 사고가 잦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크렐은 2006년 소형 여객기를 조종하다가 착륙 직전 추락해 사망했다.

간호사였던 카티와다는 남편의 뒤를 이어 조종사가 되기로 했다. 그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딸을 부모에게 맡긴 뒤 남편의 사망보험금으로 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4년 뒤인 2010년 카티와다는 네팔 예티 항공에 입사했다. 이후 그는 비행 시간 6400시간 이상의 경력을 쌓으며 기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카티와다가 몰던 2발 프로펠러 엔진 비행기가 히말라야 휴양지 포카라 공항 활주로에서 2㎞ 가량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탑승자 전원이 숨진 네팔 최대의 항공 참사였다.

이번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충돌 직전 녹화된 동영상을 근거로 엔진 고장이나 조종사의 순간적인 통제력 상실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NYT는 카티와다 부부의 사연을 전하며 네팔에서 항공 사고가 잦다고 지적했다. 네팔에서는 1990년대 이후 30건 이상의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매체는 네팔에서 항공 사고가 잦은 이유는 까다로운 지형, 예측이 어려운 날씨, 당국의 규제 미비, 낡은 항공기, 정비 기술 부족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의 감시기구는 2009년 네팔의 안전조치 수준이 요구 수준의 4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은 네팔 항공의 취항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조치 수준은 70%였다고 네팔 항공청이 밝혔으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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