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민주당 잘했으면 尹 정권 탄생 못해…양당체제는 비극"

이정현 기자 2023. 1. 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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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3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1.17.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7일 "윤석열 정부는 지금 더 큰 위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며 "시민들을 갈라놓는 윤석열 정부의 퇴행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제1야당의 책임정치를 촉구한다"며 "개헌 등 정치개혁을 통해 내년 총선에선 어느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尹 권력 유지 수단으로 법 휘둘러…욕할 대상 던져주고 정권 수명 유지"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는 우선해야 할 개혁은 버려두고 오히려 부자감세로 특권을 강화했다"며 "장시간 노동체제에 이어 기어이 재벌기업의 숙원인 파견법 개정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시민의 권리를 강화해야 할 때 그나마 있는 일자리와 여전히 열악한 노동조건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조치들을 노동개혁이라 우기고 있다"며 "이와 같은 행태는 단지 노동계의 힘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국가를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는 통치자가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법을 휘두르고 있다"며 "노조부터 시민사회, 그리고 야당까지 자신에게 비판적인 세력들만의 불법행위를 찾아내는데 총력을 다하는 것이 지금의 위기 앞에 대통령실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시민들에게 '욕할 대상'을 던져주는 것으로 정권의 수명을 유지하려는 것이 이 정부가 말하는 법치의 실체"라며 "노동의 권리와 복지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은주(오른쪽) 정의당 원내대표와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단식농성단 노동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정의당 농성장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노란봉투법 처리 호소를 하고 있다. 2022.12.23.
"안전운임제 즉각 실시…공정위 제대로 활용해야"

이 대표는 이날 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존중 3대과제로 △노동권 무시, 노동 적대시 정책 중단 △노동 권리 강화 △일하고 싶은 국민 국가 지원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안전운임제를 즉각 실시하고 대체근로, 장시근 노동착취와 파견법 완화 계획, 공공부문 민영화와 금융기관 등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또 노란봉투법이 필요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정의로운 일자리전환법'과 '일하는 모든 시민들을 위한 기본법'이 필요하다"며 "지방정부가 일자리를 만들면 중앙정부는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노동개혁을 추진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를 제대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공정위의 칼을 겨우 노동자를 겁박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국력낭비, 세금낭비"라며 "산업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청 횡포, 불공정 하도급 거래, 재벌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감시와 관련 제도를 강화하는데 공정위를 사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또 "포괄임금제 문제, 중소기업노동자 임금보호를 위한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 하청노동자 임금보호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문제, 임금공시제의 법제화 등 당장 합의가 가능한 것들부터 해결하는 모습을 보일 때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을 국민이 알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정의당 의원, 대표단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노란봉투법 제정 촉구 정의당 의원단 릴레이 1인 시위 선포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16
"민주당이 잘했으면 尹 정권 탄생하지 않아…비난보다 시민 보호에 최선 다해야"

이 대표는 2024년을 정치개혁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제1야당의 책임정치를 촉구한다"며 "대한민국에 왜 역사를 퇴행시키는 정권이 탄생했냐. 바로 정치의 죽음에서 탄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날 정치권 모두가 시민이 만들어준 거대한 촛불의 힘을 믿고 우리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줄이는 데 온 힘을 다했다면 진정 정치가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이같은 정부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권력을 위임받았던 과거의 거대여당이자 현재의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백번을 양보하더라도 자신들이 부족했다는 반성과 국민을 진심으로 위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윤석열정부의 실정 앞에 원색적 비난만 하기보다는 노란봉투법 제정을 비롯해 시민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책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통분담, 민생회생 5대과제를 함께 실현하자"며 △세금을 서민을 위해 쓸 것 △부동산 폭등의 후폭풍으로부터 서민의 주거권을 지킬 것 △시민이 빈곤층으로 몰락하는 것을 막을 것 △경제위기에 소득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막을 것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국정조사를 위한 정의당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10.
"총선에서 양당체제 극복해야…대통령 결선투표제 원포인트 개헌부터 합의"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은 이미 대한민국을 운영할 자질과 자격을 의심받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역사적 퇴행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야권이 승리해야 하는 선거"라며 "동시에 그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차지해서는 안되는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양당중심 체제는 그 어느 쪽이든 과반 권력을 잡아 상대를 무력화하려는 유혹에 빠진다"며 "다른 한쪽은 약자 코스프레를 하며 협상과정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것이 21대 국회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발 중대선거구제 정치개혁으로 들썩인다"며 "대통령부터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정치권이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주장한다면 자신들의 유불리를 떠나 영호남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폐해를 극복하는 선거제 개혁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개헌 논의도 마찬가지"라며 "권력구조 전반에 대한 개혁을 다 이룰 수 없다면 대통령 결선투표제 원포인트 개헌부터 합의하자. 정의당은 정치의 미래를 위해 사심없는 합의로 나가자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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