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이 오니 우익수로…상처 받았다" 박건우 솔직고백, 두산에선 그랬지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두산 시절 (정)수빈이가 오니 우익수로 가서 상처 받았다."
박건우(NC)는 3000타석 이상 소화한 KBO 타자들 중 통산타율 3위(0.327, 현역 2위)를 자랑한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오른손 교타자이자 강타자다. 그러나 수비력도 좋은 편이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던 두산 시절에도 중견수를 맡기도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2시즌 타구처리율 47.4%로 리그 외야수 8위였다.
김태형 SBS스포츠해설위원은 두산 지휘봉을 잡던 시절 농담 삼아 "건우가 수비를 잘 하지. 그런데 (정)수빈이가 제일 잘 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실제 정수빈의 중견수 수비력은 박해민(LG)과 함께 리그 최정상을 다투는 수준이다. 빠른 발과 타구 예측 및 판단능력, 송구능력 등이 상당히 뛰어나다.
실제 박건우는 두산 시절 정수빈이 군 복무를 하던 2017~2018시즌에 주전 중견수를 맡다 2019시즌부터 우익수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정수빈이 타격부진 등으로 빠지면 중견수를 맡다 정수빈이 돌아오면 우익수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박건우는 이를 두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지난 16일 NC 신년회를 마치고 창원NC파크에서 "두산 시절 수빈이가 오니 우익수로 갔다. 솔직히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라고 했다. 외야수라면 수비의 리더 격인 중견수에 대한 로망이 있을 수 있고, 어린 박건우도 잠시 마음이 아팠다는 고백이다.
그러나 박건우는 프로답게 대처했다. 타격으로 존재감을 발휘했고, 수비도 소홀하지 않으며 FA 대박을 터트렸다. 2022시즌에도 111경기서 타율 0.336 10홈런 61타점 OPS 0.866으로 괜찮았다. 홈런과 타점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최소한의 자기 몫을 했다.
그런 박건우는 지난해 중견수를 맡았으나 올해 또 우익수로 이동할 수도 있다. 중견수 경험이 있는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이 오기 때문이다. 물론 마틴이 좌익수 실전 경험이 더 많긴 하다. 강인권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를 거쳐 외야 교통정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손아섭이 좌익수에 적합한지도 지켜봐야 한다.
박건우는 "원래 우익수를 봤기 때문에 편할 것 같다. 외국인타자나 (김)성욱이가 중견수가 가능하다. 그 선수들보다 중견수가 안 돼서 우익수로 간다고 보면 된다"라면서도 "경기를 뛰는 건 좋은 것이고, 감독님이 자리를 정해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솔직하게 얘기했다. 박건우는 "두산 시절 우익수로 뛰면서 '이래서 수빈이가 중견수를 하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좋은 선수가 오면 우익수로 갈 수도 있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했다.
몸을 잘 만들고 있다. 고참으로서의 책임감도 충만하다. 박건우는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냈고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고 잘 준비하고 있다. 다른 건 없고 팀이 좀 더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작년만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새로운 선수들을 만나보지 못해 캠프에 가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캠프 명단을 보니 이젠 야수 쪽에서 고참에 속해있더라. 우선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좀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했다.
두산 시절의 아픔은 옛날 일이다. 박건우는 박건우의 길을 간다.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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