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수부 타당성 검토 뚫고 민영화 가능할까?

김래현 기자 2023. 1. 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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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해운운임 급락세…채권단 관리체제 한계 보일듯
매각 타당성 검토·CB 처리가 민영화 선결과제
해수부 "인수후보자 거론은 아직 시기상조"

[서울=뉴시스]해운사 HMM이 운영 중인 컨테이너선 (사진=HMM 제공) 2022.1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국내 최대 해운업체인 HMM의 민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HMM 매각 타당성 검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HMM 김경배 대표이사도 HMM 정체성을 살릴 인수 후보자가 선정되길 바란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HMM은 현재 산업은행이 20.7%,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9.6% 지분을 보유해 1·2대 주주로 있다. 이와 동시에 HMM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부실기업 경영정상화를 심의·결정하기 위해 HMM에 채권이 있는 채권단이 주요 경영 현안을 직접 결정한다.

'코로나19 특수' 꺼져가는 해운업계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SCFI는 지수 산출 시작일인 2009년 10월16일을 기준점인 1000으로 삼는다.

지난 13일 기준 SCFI는 1031.42로 지난해 1월 5109.6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급락하는 모양새다. 이 SCFI 지수 급락으로 HMM 영업이익도 지난해 1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올해는 2조원대까지 내려갈 조짐이다.

정경남 한국해양진흥공사 과장은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에 소비가 예상외로 많이 늘었고, 그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선복량이 모자랐다"며 "하지만 지금은 고금리로 소비 긴축을 하다 보니 컨테이너 수요가 크게 줄었고, 결과적으로 해상운임도 떨어져 HMM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해운 운임 반등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 과장은 "수요가 늘어야 운임이 올라가는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며 "지난 2년간 발주한 대형 선박들이 올 2분기부터 투입될 예정으로 해운 업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리 체제…위기 돌파 '걸림돌' 될까

이처럼 해운 운임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악화된 상황에서 HMM이 채권단 관리 체제를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채권단 관리 아래에선 적극적인 투자와 빠른 의사 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채권단은 재무적 요소들을 많이 고려하며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에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HMM 경영진과 채권단이 이 문제를 놓고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12일 HMM 김경배 대표는 원하는 인수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채권단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HMM 경영진이 원한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인수 후보자를 정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복량 조절 등은 HMM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는 자체 결정이 불가능하다"며 "큰 결정은 채권단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결정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매각 타당성 검토·CB 처리가 매각 위한 선결과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일단 연내 HMM 경영권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후 KDB산업은행 등과 인수 후보자 분석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매각 타당성 검토 일정을 서로 협의하고 있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 부분은 실무단에서 협의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MM 인수 후보자를 내부적으로 어떻게 압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HMM을 인수할 기업 후보자를 선정하는 작업은 시작조차 하지 않아 이에 대해 답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실제로 HMM 인수 의지를 보이는 기업들도 아직까지는 수면 아래에 있는 모습이다. 대신증권 양지환 애널리스트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 SM그룹 등이 넓은 의미에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며 "예상 인수 가격은 현재로선 얼마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주주들이 보유한 HMM의 영구전환사채(CB)를 어떻게 처리할 지 해결 방안이 나와야 인수 후보자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HMM 영구전환사채와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 규모는 5억3500만주 정도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HMM 주식 수인 4억8900여만 주보다 훨씬 많다. 이 CB는 잠재적 신주가 될 수 있는 전환사채로 HMM이 민영화된 후 이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시장에 풀리면 HMM 인수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 영구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HMM 민영화의 선결과제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HMM 매각 타당성 검토와 영구전환사채 처리 문제를 어떤 식으로 정리하느냐가 HMM 매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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