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의 위협국' 발언에 이란 발끈…"심각히 주시, 韓 설명하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란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위협국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16일(현지시간) 이란 국영통신 IRNA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인접한 국가이자 우방국인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최근 간섭 발언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이란의 역사적이고 우호적 관계, 여기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발전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이란)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한국 측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에 주둔 중인 한국군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분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UAE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는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이란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란의 반체제 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한국이 이란을 UAE 안보에 '적이자 최대 위협'이라 규정한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의 제재로 한국은행에 동결된 (석유 판매 대금) 70억달러 문제만 빼면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보통은 정상적이고 긴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일종의 정책 전환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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