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한국의 中 2위 교역국, 매년 적자폭 줄이는 중국
- 그러나 한국 무역적자 매년 줄이는 중국, 월간으론 3개월째 한국이 적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지난해 중국의 2위 교역국 자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 뿐이다. 전년 대비 중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교역액이 늘었다고 마냥 기뻐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포장만 화려한 '中 2위 교역국'
1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수출입상품 국가 총액표(달러)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중국의 대한국 교역(수출입)액은 3623억달러(약 448조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견줘 0.1%가량 증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단일국가 기준으로 중국과 교역 규모가 두 번째 큰 국가가 됐다. 2021년까지 2위였던 일본과 중국의 교역액은 3574억달러로 한국보다 49억달러(약 6조원)가 작다. 부동의 1위는 미국(7594억달러)이 차지했다.
교역액만으로 경제 득실을 따지진 어렵다고 해도 한국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한국이 2위에 오른 것은 확인 가능한 관련 통계 작성 시점인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주중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한국 입장에선 낙관적인 것 만은 아니다. 중국의 대한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수입액은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중국이 한국과 무역에서 적자 폭을 좁히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5년간 중국의 대한국 수출입액을 보면 수출은 2018년 1089억달러에서 2019년 1110억달러, 2020년 1125억달러, 2021년 1489억달러, 2022년 1626억달러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수입은 2018년 2046억달러에서 1736억달러, 1728억달러로 2년 연속 내려갔다. 2021년엔 2135억달러로 증가했다가 2022년에 다시 1997억달러로 감소했다.
■매년 줄어든 대한 무역적자, 전망도 '암울'
따라서 중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규모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2018년부터 957억달러, 626억달러, 603억달러, 646억달러, 371억달러 등의 수치가 나온다. 지난해엔엔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보다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38.5% 감소했다.
한국은 올해도 중국과 무역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중국 무역적자는 이미 올 들어 열흘 만에 18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관세청은 집계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동기와 비교해 23.7% 줄었으나 수입이 16.1% 늘었다. 한국의 대중 무역은 지난해 10월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월간 수출입 증가율(전년동월 대비)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해외 수요 위축, 부동산 경기 냉각 지속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에서 각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쿠폰을 뿌리고 보조금 지원과 각종 할인을 꺼내놔도 소비심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상태다.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면 수입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늘려면 14억2000만명 인구대국의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주로 인테리어, 가구, 건설자재 등 중간재를 수출해 먹고사는 한국기업에도 여파가 미친다.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주요 외신은 중국 국가통계국의 70대 도시 주택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국 각종 지원책에도 신규 주택 가격 하락세가 5개월째 이어졌다고 전날 보도했다.
코로나19 방역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악재다.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조치에 대해 중국은 한국인의 단기비자와 도착비자 발급, 경유 비자면제 중단으로 보복했다. 이는 비즈니스 활동 타격을 양산한다. 중국 애국주의 열풍은 자국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중국 무역적자 분석과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처럼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폭을 빠르게 넓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위기술 중간재 수출을 확대하고 소비재, 식품 등으로 핵심 품목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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