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받기 충분했던 박항서 감독의 위대한 여정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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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의 위대한 여정이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남아시아 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에 0-1로 졌다.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한국의 4강 진출을 견인하기도 했던 그는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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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박항서 감독의 위대한 여정이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남아시아 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에 0-1로 졌다.
지난 13일 안방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이로써 최종 합계 2-3으로 패하며 태국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게 됐다.
이날 경기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박항서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다. 박항서 감독은 1월말 베트남과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이다.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한국의 4강 진출을 견인하기도 했던 그는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베트남 성인 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까지 잡은 그는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던 베트남을 만만치 않은 강호로 발전시켰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우승이 그 시작이었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달성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었다. 이어 박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 역사상 최초로 팀을 4강에 올려놨다.
기세가 오른 박 감독의 베트남은 이후 2018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에서 지난 2008년 대회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의 강호들이 모두 출전하는 2019 AFC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 올랐으며, 2019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도 60년 만의 우승을 달성했다.
2020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지만, 박항서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베트남 역대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비록 동아시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022년 2월 중국전(3-1 승), 2022년 3월 30일 일본전(1-1 무승부) 등 아시아의 강호들을 상대로 승점 4점을 획득하며 베트남이 더 이상 축구의 변방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 같은 베트남의 선전에는 그라운드에서 엄격하지만 밖에서는 따뜻하고 세심했던 박항서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주요 원인이었다. 박 감독을 굳게 믿은 베트남 선수들은 강팀들을 상대로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여기에 실리를 추구한 박 감독의 역습 전술이 더해지며 베트남 축구는 한 계단 도약할 수 있었다.
비록 아쉽게 이날 태국의 벽을 넘지 못하며 미쓰비시컵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박 감독은 대신 베트남 축구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긴 채 베트남을 떠나게 됐다.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한국인 지도자 섭외 바람이 불고있다. 당장 이번 미쓰비시컵 4강에 오른 국가들만 살펴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지휘봉을 각각 한국인 사령탑인 신태용, 김판곤 감독이 잡고 있다. 이는 베트남의 선전을 이끈 박 감독의 공이 컸다. 박항서 감독의 위대한 여정에 더욱 뜨겁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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