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 쌍방울 김성태 "이재명 모르고, 흘러간 것 없다"
김성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쌍방울그룹의 각종 비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 대납 의혹 핵심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입국했다.
김 전 회장은 인천공항에서 "이재명 대표를 모른다"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흘러간거 없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도피 8개월만에 태국 방콕에서 체포돼 한국에 송환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탄 아시아나 여객기는 17일 오전 8시 20분쯤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했다.
오전 9시쯤 1터미널 F출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질문에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공항입국장에서 김 전 회장은 일부 시민들이 '자백하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주변을 둘러보며 누군가를 찾는 모습도 보였다.
김 전 회장은 또 '입국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부족한 저 때문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받는게 힘들어서"라며 입국을 결심하게 된 입장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또 '대북송금을 한 혐의를 인정하냐', '정치적 망명 검토 사실인가', '외국 도피 전 검찰수사관한테 기밀정보 받았냐'라는 질문에 "정보를 받은 적 없다.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 받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 호송차를 탄 김 전 회장은 수원지검으로 압송돼 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7시50분쯤(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출입국관리법 위반(불법체류) 혐의로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31일 검찰 수사망을 피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이동, 약 8개월간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이 기간 현지에서 골프와 술파티 등 '호화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혐의는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계도 부인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혐의는 모두 5가지다. 구체적으로△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다. 이에 더해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있다.
쌍방울 수사는 그간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앞서 구속 기소된 관련자들도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김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 전환사채(CB)를 이용해 2018년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이 대표의 변호사비 23억원가량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였던 2018년말쯤 '친형 강제입원', '검사사칭', '대장동 개발사업'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21년 9월까지 재판을 받았다.
2019~2021년 사이에 이뤄진 1~3심을 거친 이 대표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검찰은 당시 변호사비로 들어간 돈이 쌍방울그룹 전환사채(CB)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 200억원 중 계열사가 100억원을 사들였고 그 중 23억원이 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인 이태형 변호사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골자다.
'외국환거래법' 또한 이 대표와 관련이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도지사 시절,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씨의 도움을 받아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남북경협 사업을 조건으로 거액을 북측에 전달한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이 2019년 계열사 등 수십여명의 임직원을 동원해 달러와 위안화 등 수십억원을 중국으로 밀반출했고, 밀반출된 자금이 중국을 거쳐 북한 고위측에게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2월부터 관련해 강제 수사는 물론 그룹 및 계열사 등 관련자들을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만 남은 상태다. 앞서 구속 기소된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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