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박항서의 ‘라스트 댄스’… 준우승에 만족

장한서 2023. 1. 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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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라스트 댄스'를 준우승에 만족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박 감독은 최종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국민과 축구 팬께 꼭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태국에게는 우승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베트남 팀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비난보다는 격려를 국민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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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라스트 댄스’를 준우승에 만족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자신의 고별 무대인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숙적’ 태국에 패하며 우승컵을 넘겼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과 마지막 동행에 아쉬움을 보이면서 미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 태국과의 홈경기 중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하노이=AP/뉴시스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지난 13일 베트남의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2-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태국은 지난 2020 싱가포르 대회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통산 7번째로, 최다 우승국의 자리를 지켰다.

태국은 지난 대회 베트남에 패배를 안긴 박 감독의 ‘숙적’이다. 이번 결승에서 설욕전을 노린 베트남이었지만, 또 태국의 벽을 넘지 못하며 2018 대회 우승 이후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박 감독의 마지막 무대 ‘라스트 댄스’였다. 박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5년여 동안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함께한 동행의 마무리였다.

지난 13일 홈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우승을 위해 이날 반드시 이기거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3골 이상 넣고 비겨야 했다. 하지만 전반 24분 상대 티라톤 분마탄이 시도한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베트남의 골문을 가르며 베트남은 경기 내내 끌려갔다. 우승컵을 위해선 2골이 베트남에 필요했다. 박 감독은 빠르게 선수를 교체하는 등 용병술을 발휘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다급해진 모습 속에서 베트남은 만회 골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태국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만원 관중’ 홈 팬들의 열기 속에서 지키고자 하는 태국 선수들과 쫓아가고자 하는 베트남 선수들의 투지 모두 대단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을 이끌며 동남아의 강호로 만들었다. 2018년 이 대회에서 1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을 지휘했다. 이듬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 또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 처음으로 베트남을 진출시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지난해 12월 기준, 96위까지 끌어올렸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국민 영웅’으로 대접받기도 했다. 

박 감독은 최종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국민과 축구 팬께 꼭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태국에게는 우승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베트남 팀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비난보다는 격려를 국민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선수들과 더는 같이할 수 없는 게 가장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동고동락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며 “미래에 대해선 그 이후에 저를 관리해주는 (회사) 대표, 가족과 상의하려고 한다.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밖에 없다.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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