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장관·류허 中부총리, 18일 스위스 회동

-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조율 강화" 중국 상무부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 /사진=AP 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나 거시 경제 및 금융 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고 미 재무부와 중국 상무부가 밝혔다.

17일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과 미국의 경제 무역 팀은 양호한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만남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발리) 합의를 이행하고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조율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이 대면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그간 세 차례에 걸친 화상 회담만 진행했다.

양국 장관 회담은 정상 간 만남에 이은 후속 조치 성격이지만 이후에도 양국간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은 중국을 부상하는 최대 도전으로 규정, 첨단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 강도 높은 견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으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첨단 장비의 중국 판매를 사실상 원천 봉쇄했고,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대(對)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추가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 및 아프리카 개도국을 중심으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추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옐런 장관은 이번 회담 이후 세네갈, 잠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방문해 경제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아프리카는 가파른 인구 증가와 풍요로운 천연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세계 경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며 “중국은 이미 일대일로를 통해 미국을 추월해 아프리카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지는 중남미에서 세력을 넓히는 중국 행보도 미국 입장에선 불편하다.

미국의 국제관계 평론잡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남미는 오랫동안 미국의 ‘뒷마당’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선 가장 먼 지역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미중 경쟁은 주로 누가 중남미에 더욱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지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대만 자유시보는 이날 전했다.

따라서 개도국에 대한 부채 탕감 문제가 주요 의제의 하나로 논의될 전망이다. 옐런 장관은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면 중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린 빈곤국과 개도국의 부채 탕감과 채무 조정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 중국과 미국 두 초강대국이 세계 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양국 관계를 재개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