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코리아 ‘RPA 2기’를 전망한다-⑤] RPA 관련 CIO의 두가지 고민은?
국내 RPA가 도입된 지 3~5년이 됐다. 이 기간 주로 업무 담당자의 단위 업무를 그대로 레코딩해서 자동화했기 때문에 ‘태스크 자동화’라 부르며, 이 태스크 자동화 단계를 국내 ‘RPA 1기’로 본다. 알다시피 담당자의 손을 가볍게 해주는 태스크 자동화는 기업 전체의 변화와 변혁을 가져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리 RPA 시장은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와 전사 확산에 대한 ‘갈증’과 ‘물음’을 갖기 시작했다. 이 갈증과 물음에 대한 해법이 바로 ‘RPA 2기’로 불리는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에 의한 자동화 단계다. 그렇다면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은 과연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지난 ④편(디지털 프로세스로의 혁신을 주도하는 자동화 CoE 구성과 사례)에 이어 'RPA 관련 CIO의 두가지 고민 – 시스템 통합과 'RPA + AI’라는 주제의 블루프리즘 김병섭 전무와의 대담을 요약한다.
Q. 많은 기업이 시스템 통합과 RPA 도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A.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데이터 활용 능력에서 나온다. 디지털 프로세스로 혁신 능력에서 나온다. 두 가지는 사실 같은 뜻이다. 현재 프로세스에 대한 불만, 더 나은 프로세스에 대한 열망, 그리고 새로운 프로세스(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모두 데이터에 대한 불만이자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시스템 통합 역시 기업의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하고 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화두는 단연 시스템 통합보다는 데이터 통합이다. 결국은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는 열쇠는 데이터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통합으로는 해결이 안 되니 데이터 통합이라는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더 나은 의사결정과 더 나은 혁신은 결국 시스템이 아니라 데이터의 문제라는 것이다.
시스템 통합이란, 특정 업무를 위한 데이터 구조를 설계하고 해당 업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서서히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오류나 장애의 문제가 아니다.
1) 사용자의 요구가 바뀐다 –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서비스 혹은 추가 기능들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2) 프로세스가 바뀐다 – 현재의 통합된 시스템에서는 정해진 데이터만 나온다. 새로운 데이터 요구는 새로운 프로세스와 새로운 시스템의 요구로 나타난다. 따라서 기업은 주기적으로 차세대 통합 프로젝트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3) 데이터 사일로의 문제 – 심각한 문제이다. 시스템 통합으로는 데이터 사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 혹은 데이터 레이크 시스템 등으로 아무리 잘 구조화하여도 결국 비즈니스의 다양한 변화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은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이다.
디지털 경제에 있어서 ‘기술부채’는 도입되어야 할 디지털 기술들이 적절한 속도로 준비되지 못할 때에 발생하는 비용을 뜻한다. 이처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시장과 사용자 요구에 빠르게 응답하지 못할 때, 그리고 그 규모와 복잡성을 시스템이 받쳐 주지 못할 때 ‘기술부채’가 발생된다.
Q. 지능형 자동화는 비용∙운영∙효과성 등의 측면에서 어떤 장점이 있나?
A. 현재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사고의 확장이나 다양한 혁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어렵다. ‘무한대’로 존재하는 외부 데이터와의 연계, 그리고 변화와 유연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프로세스들을 모두 통합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지능형 자동화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측면들은 다음과 같다.
1) 비용의 측면: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현대화하는 작업은 비경제적이다. 하지만 오래도록 변화 없이 지속되고 고착화돼도 좋은 프로세스와 애플리케이션에는 고비용을 들여서라도 통합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좋다. 유연성과 임시성, 그리고 신속성을 요구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자동화가 훨씬 더 효율적이다.
2) 속도의 측면: 새로운 비즈니스의 성패는 해당 서비스의 출시 시기,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민첩성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프로젝트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능형 자동화는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 기간 동안, 한시적인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지능형 자동화가 많이 활용되어 왔다.
3) 사람과 조직의 운영 측면: 통합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IT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공급이 부족하며, 수요가 많은 전문 리소스들이다. CIO는 이러한 인재가 보다 전략적이고 우선순위가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가진 지능형 자동화를 이용하면, IT 거버넌스 및 관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각 업무별 전문가들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할 수 있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상시 운영 체제로 가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 개발 및 관리의 측면: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에 API 아키텍처를 적용하거나, 모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기업의 레거시 기능을 가시화하는 작업은 상당한 양의 코딩 및 테스트가 필요하다. 기업의 개발 및 관리 상황에 따른 대량의 데이터 처리, 마이그레이션, 배치 작업, 야간이나 주말 작업, 대량의 테스트 등 다양한 경우에 지능형 자동화가 우수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Q. 각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질 것 같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A. 이 두 가지는 ‘공존’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프로세스 혁신은 이 두 가지를 얼마나 잘 선택하고 잘 배치하는 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참고로 상황에 따른 시스템 통합과 지능형 자동화의 의사결정 포인트들을 살펴보자.
Q. 2023년 세계적인 RPA 전망은?
A.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2023년은 많은 기업이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비즈니스 우위를 확보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기업은 원가를 절감하면서 고객과 직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해법으로 ‘지능형 자동화’에 더욱 주목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 세계 고객과 시장 분석 전문가의 의견들을 바탕으로, 블루프리즘은 2023년에 주목해야 할 ‘7가지의 RPA 전망과 예측 보고서’를 냈다.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동화를 통한 고객 경험과 직원 경험의 개선 △지능형 자동화의 전사적 확산과 거버넌스의 중요성 대두 △새로운 디지털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시민 개발자’의 부상 △자동화 전문가 부족 현상 심화 △사람과 디지털 워커가 협업하는 ‘통합 워크포스(Unified Workforce)’ 구축의 가속화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능형 자동화 도입 △AI/ML 기반의 자동화 기술의 고도화가 그것이다.
7가지 전망의 핵심은, 2023년이 보다 많은 기업이 지능형 자동화의 전사적 확산을 시도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혁신하는 ‘시민 개발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CoE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다. 아울러 노동력 부족과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능형 자동화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사람과 디지털 워커가 공존하는 통합 워크포스와 디지털 워커 우선 활용 문화가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본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성공을 위해서는 현재의 삶에 목표를 맞추지 말고, 미래의 목표에 삶을 맞추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성장을 위한 디지털 혁신에 우리의 조직과 스킬을 맞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마치 새로운 항공 기술을 기존의 보병 체계에서 배워서 써 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미래에는 지능형 자동화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디지털 혁신에서 앞서 나아가는 기업에는 대부분 프로세스 분석가, 디지털 프로세스 설계자 혹은 디지털 프로세스 관리자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전문가 영역을 RPA 개발자와 혼동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하여, 우리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위한 단계들을 지혜롭고 효과적으로 밟아 나가고, 아울러 혁신과 변화를 위한 밑거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재 순서]
① RPA에서 시민 개발자의 역할과 역량 내재화
② 태스크 자동화에서 프로세스 자동화로의 진화(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③ 디지털 프로세스로의 혁신(태스크, 프로세스 마이닝을 통한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
④ 디지털 프로세스로의 혁신을 주도하는 자동화 CoE 구성과 사례
⑤ RPA 관련 CIO의 두가지 고민 – 시스템 통합과 'RPA + AI'
전자신문인터넷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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