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브랜드 기획자 쑤(SOO)

서울문화사 2023. 1.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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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브랜딩 기획자 쑤(32세)는 일찌감치 좋아하는 일을 찾은 행운아였지만, 루틴한 직장 생활에 무력감을 느꼈다. 정확히는 사회가 규정한 속도에 맞춰 사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 세상은 처지는 속도를 허락하지 않았고, 쉴 틈을 주지 않고 그녀를 내몰았다. 고민 끝에 프리랜서로 전향한 쑤는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프리랜서의 삶, 어떤가요?(웃음)

장단점이 분명해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해진 시간 동안 회사라는 공간에 머무르는 루틴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기록적인 폭우로 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회사에 가야 하거나, 반려견 수리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눈치 보며 연차를 쓰는 상황이 답답했죠. 그런 점에서 프리랜서로 전향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약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업무량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아요. 당장 다음 달 일정한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도 있죠.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인 시선이 의식되진 않나요?

프리랜서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요. 대책 없이 산다는 시선이 신경 쓰였죠. 그래서 명확한 기준을 세웠어요. 퇴사 후 6개월 동안 제 힘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죠. 저 자신에게 허락한 기간 내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재취업하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어요.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인생에서 타인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했는데, 정작 저에겐 그러지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제게 기회를 주기로 했어요. 만일 저만의 기준이 없었다면 회사를 그만두기 힘들었을 거예요.

자신의 선택을 믿을 수 있었던 힘이 궁금해요.

제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어요. 그리고 얻고자 했던 게 명확해서 제 뜻을 믿고 나아갈 수 있었어요. 누군가는 사회의 규칙을 거스른다고 삿대질할 수 있지만, 전 행복을 좇았을 뿐이에요.


프리랜서로 전향하기까지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남들에게 숱하게 줬던 기회를 제게도 주고 싶었어요.

많은 이들이 자유를 꿈꾸지만 쉽게 가닿지 못하는 게 현실이에요. 궁극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제가 했던 고민과 같을 거예요.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게다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선택을 가로막죠. 하지만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게 끝난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실패를 걱정했어요. 그런데 무언가에 도전해봤다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두려움이 사라지더라고요.

쑤가 생각하는 자유란 무엇인가요?

과한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요. 자유는 무엇에 얽매이지 않는 거예요. 더 가지고 싶은 욕심은 자유와 점점 더 멀어지게 해요. 갖고 싶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 쉼을 포기하게 돼요. 저 또한 욕심이 컸던 때가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미 충분히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더 좋은 집, 고급 외제 차 등 사회가 규정한 ‘좋은 것’은 제가 원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서서히 욕심을 내려놓고, 욕심으로 인해 소유하고 있던 것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슬로 라이프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적기에 멈출 줄 아는 게 중요해요. ‘쉼표 라이프’를 실천하는 것이죠. 남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도태되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지기보다 지금 휴식이 필요한지 판단해보고 쉬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쉬어야 하는 포인트를 아는 게 중요해요. 멈춤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해요.

에디터 : 김연주 | 사진 : 서울문화사 DB, 이대원, 각 연예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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