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美서 압도적 1위…넷플릭스와 경쟁할 것"
'만화광' 김준구 "글로벌 플레이어와 협업도 진행 중"
(샌프란시스코(미국)=뉴스1) 정은지 기자 =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웹툰 회사가 아닌 넷플릭스 등과 같은 콘텐츠 회사를 경쟁 상대로 꼽고 '시간 점유율' 확보를 통해 웹툰 시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만화광'으로 알려진 김준구 대표는 개발자로 네이버에 입사했다 웹툰 사업부에 자원해 네이버 웹툰 사업 성장을 이끈 '1등공신'이다. 김준구 대표가 웹툰 사업을 맡은 후 웹툰&웹소설 셀(Cell)은 네이버 최초의 사내독립기업(CIC)이 됐다.
◇'웹툰' 볼모지서 주인공으로…10년의 결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처음으로 영어 서비스를 선보인 후 2016년 미국 사업법인 격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네이버웹툰이 분사(2017년)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김준구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진출 초기 400명에게 메일을 보내면 절반정도는 메일 자체를 읽지도 않았고 읽었더라도 1명도 회신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며 "미국 사용자들은 물론 창작자들도 '웹툰'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미국으로 건너온 김준구 대표가 직접 회사 컴퓨터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일부터 창작자를 직접 만나 웹툰을 소개하는 일에도 나섰다.
김 대표는 "그런 시장에서 웹툰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재 우리 콘텐츠는 미국 주요 웹툰 시상식을 휩쓸고 가장 성공한 작가들을 배출함은 물론 전업 작가를 하겠다는 창작자가 나오는 시장으로 바뀌었다"며 "굉장히 고군분투 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네이버웹툰이 세계 최대의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창작자를 기반으로 독보적인 웹툰 생태계를 조성한 데 있다.
김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미국 웹툰 사용자의 시드 역할을 해주면서, 캔버스(작가발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며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창작자들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수나 이익도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미국에서 사용자 규모만 놓고 봤을 때 다른 사업자와 규모의 차이가 클 정도로 압도적인 1위 포지션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미국에서 1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국가들에게 높은 점유율을 토대로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사용자들에게 웹툰이 사랑을 받으면서 산업 내 주요 플레이어로서의 위상도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마블 등과 같은 강력한 IP를 보유한 회사들은 네이버웹툰과의 협력을 통해 젊은 세대를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美서 압도적 1위, 경쟁자는 넷플릭스"
네이버웹툰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발돋움했다고 자평한다. 이 때문에 경쟁자는 다른 웹툰 사업자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북미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1250만명이다. 이는 2위사업자인 만타코믹스 대비 7배 이상이다. 현재 영어 캔버스에서 활동하는 누적 작가수는 12만명을 넘어선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인기를 끈 웹드라마 하트스토퍼도 캔버스에서 연재된 작품이다.
김 대표는 "미국 내에서는 압도적인 선행 주자이기 때문에 실제 웹툰의 어떤 플레이어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다른 콘텐츠 플레이어, 시간 점유율을 가져가는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통해 이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샤워효가가 다른 후발주자한테 간다는 소명의식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진짜 경쟁자는 넷플릭스처럼 많은 시간을 점유하는 콘텐츠 플레이어"라며 "이들과 경쟁 또는 협력을 통해 저희의 시간 사용량을 늘릴 것이냐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쟁 상대는 웹툰 외의 다양한 콘텐츠 플레이어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네이버가 지난 2021년 인수한 왓패드 역시 미국 내 네이버 콘텐츠 역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김준구 대표는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텍스트 콘텐츠가 이미지로 전환되는 노블코믹스 전략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7월 기준 왓패드의 MAU는 9000만명에 달하며, 왓패드웹툰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영상화 프로젝트수도 100개 이상이다.
그는 "앞으로 우리 콘텐츠를 헐리우드에서 공동제작 형태로 영상 발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여러 플레이어와 만나게 되는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쌀집에 쌀을 팔았다'는 수준으로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준구 대표는 "웹툰 생태계에서 수많은 IP가 생성되고, 세상의 모든 콘텐츠 플레이어가 IP를 찾기 위해 방문하고,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저희를 믿고 IP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산업 플레이어들이 가치있는 IP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곳을 지향한다"며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는 '스토리 테크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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