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들도 그럴 줄 몰랐다… FA 미계약 한파, 볼수록 신기한 ‘이형종 2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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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2021년 시즌 뒤부터 '퓨처스 FA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에이전시가 퓨처스 FA 선수의 다년 계약 가능에 대한 최종적인 유권해석을 요구했고, KBO가 "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림에 따라 상황이 돌변했다.
퓨처스 FA 제도가 선수의 길을 연 마지막 사례로 기억될 전망인 가운데 이형종의 기본적인 값어치와 기대감을 읽을 수 있는 계약이라고도 풀이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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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는 2021년 시즌 뒤부터 ‘퓨처스 FA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퓨처스리그(2군)에 오래 머물고 있는 선수들의 이적 활성화가 목표였다. 기존 2차 드래프트 제도의 대안이었다. KBO리그 1군 등록일 60일 미만 시즌이 통산 7시즌 이상 선수를 대상으로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부작용이 많아 2년 만에 폐지되고 다시 2차 드래프트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런데 2년차, 즉 제도 시행 마지막 순간에 수혜자가 나왔다. 키움과 4년 총액 20억 원 계약을 한 외야수 이형종(34)이다. 여러 팀들이 영입전에 뛰어든 가운데 이형종은 20억 원을 모두 보장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많은 출전 기회가 기다리는 키움을 택했다.
모두가 주목한 것은 이형종이 1군 FA처럼 다년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일부 구단 단장들조차 처음에는 퓨처스 FA 선수도 다년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에 그런 문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규정에는 계약 선수를 반드시 소속 선수로 등록해야 한다는 점, 이적을 하면 보상선수 없이 직전 시즌의 연봉 100%를 보상금으로 원 소속구단에 지급한다는 점, 연봉은 직전 시즌 연봉의 100%를 초과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 다년 계약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실질적으로 퓨처스 FA 선수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만도 했다.
그러나 에이전시가 퓨처스 FA 선수의 다년 계약 가능에 대한 최종적인 유권해석을 요구했고, KBO가 “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림에 따라 상황이 돌변했다. 첫해 연봉만 전년도 연봉(1억2000만 원)을 넘을 수 없을 뿐, 그 뒤로는 계약의 설계에 따라 얼마든지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었다. 원 소속구단인 LG는 물론 키움을 비롯해 타 구단들도 죄다 다년 계약을 제안한 배경이다.
결과적으로 1군 FA의 가장 아래 등급인 C등급보다도 나은 상황이 됐다. C등급은 보상선수가 없지만 전년도 연봉의 150%를 지급해야 한다. 촉망 받는 유망주였던 이형종은 포지션 변경과 부상 등으로 1군 FA 대신 퓨처스 FA 취득이 먼저였는데 다년 계약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더 이득이 된 셈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1군 FA 시장이 퓨처스 FA 시장보다 더 분주하고 규모가 커야 한다. 그런데 현재 FA 시장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퓨처스 FA를 신청한 이형종과 한석현(NC)은 일찌감치 새 팀을 찾은 반면, 1군 FA 시장에는 아직도 5명의 미계약자가 남아있다. 총액 기준으로 볼 때 이형종보다 적은 규모로 FA 계약을 한 1군 FA 선수도 총 6명에 이른다.
퓨처스 FA 제도가 선수의 길을 연 마지막 사례로 기억될 전망인 가운데 이형종의 기본적인 값어치와 기대감을 읽을 수 있는 계약이라고도 풀이할 만하다. 선수 경력의 굴곡이 심했던 이형종은 그럼에도 번뜩이는 재능을 인정받아왔다. 1군 통산 624경기에서 타율 0.281, 63홈런, 25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기록했다. LG는 워낙 선수층이 두꺼워 출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지만, 키움의 제안에서 알 수 있듯이 2023년에는 조금 다른 위치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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