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TSMC '꿈의 영업이익률' 52%…비결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까 지난해 50%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실적 설명회(컨퍼런스콜)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 6255억3000만대만달러, 영업이익 3250억400만달러로 영업이익률이 52%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률 41.7% 대비 10.3%p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는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위축과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줄줄이 급락했다. 하지만 TSMC는 50%대 영업이익률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TSMC가 이 같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배경은 기업 경쟁력 자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①성숙 공정부터 첨단까지 '규모의 경제'
TSMC는 집적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회로선폭 25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상 제품부터 최첨단 공정인 4나노 공정까지, 다양한 공정 노하우를 갖고 있다. 사실상 고객이 원하는 성능에 맞춰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영업이익을 극대화 하는 상황이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업체는 물론, 중소 팹리스(칩 설계) 기업까지 TSMC를 찾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56.1%에 달한다. 이는 메모리를 제외하면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이 TSMC에 생산을 맡긴다는 의미다.
②'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 애플과의 협업
TSMC는 1987년 설립했지만, 특히 영업이익률이 두각을 보인 시점은 최근 수 년간이다. 파운드리라는 한 우물만 파온 기업으로서 사실상 이전에는 '그림자' 같은 역할을 해왔지만 애플을 고객으로 확보하면서부터 기업의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
TSMC가 애플의 핵심 공급 업체가 된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플은 이전에는 아이폰 출시 이후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의 생산을 맡겨왔다. 하지만 2013년 이후 TSMC로 공급업체를 바꿨다.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 경쟁으로 애플이 부품 조달처를 삼성전자가 아닌 TSMC로 변경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애플의 AP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린 TSMC는 이후 성장 가도를 탔다. TSMC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5067억5000만대만달러에서 2조2638억9000만 달러까지 10년간 4.5배 성장한다. 아이폰 성공에 힘입은 바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TSMC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이어 지난해 3분기부터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반도체 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③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 급증
애플을 통해 첨단 공정 노하우를 쌓은 TSMC는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반도체 설계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애플은 특히 3나노 공정과 같은 최첨단 공정을 가장 먼저 활용하는 고객으로 TSMC의 차세대 공정 도입도 전격 지원하고 있다. 첨단 공정의 경우 기술 난도가 높지만, 위탁생산 가격이 더 비싸 영업이익률은 더 좋다. TSMC는 이어 노트북 CPU(중앙처리장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 기업이 반도체 칩을 자체 설계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TSMC 고객층을 한결 두텁게 한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달한다.
TSMC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매출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수요 둔화로 인해 전 분기 대비 1.5% 감소했다. 하지만 고성능 컴퓨터(HPC), 자동차 등은 같은 기간 각각 10%씩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증가율은 각각 59%, 74%에 달한다. 이에 HPC 분야의 작년 4분기 매출 비중은 42%로, 스마트폰(38%) 성장률을 넘어섰다.
TSMC가 미국, 일본 등 해외 거점을 늘리는 배경 역시 고객사 수요와 이와 맞물려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유럽에도 추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④첨단 공정의 높은 기술 장벽
현재 TSMC가 주도권을 확보한 4~5나노 첨단 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 단 2곳만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4나노 공정에서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 문제를 겪으며,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과감하게 3나노 전환을 시도한 상태다.
반면 TSMC는 이를 기회 삼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추고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고,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TSMC에 따르면 5나노 이하 공정은 작년 4분기 기준 회사 매출의 32%를 차지한다. 전년 4분기 23%와 비교하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회사의 핵심 공정도 7나노에서 5나노 이하로 넘어갔다.
이어 지난해 4분기는 삼성전자에 이어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 앞으로도 삼성전자, 인텔을 제외하면 TSMC와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경쟁을 벌일 기업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⑤업계 1위에도 투자 지속
TSMC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의 7.2%를 R&D(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지난 2021년 기준 8.1%에 미치지 못하지만, 파운드리 한 우물 만 파고 있는 TSMC의 기술 경쟁력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올해는 파운드리 산업도 매출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TSMC는 오히려 8~8.5% 수준으로 R&D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설비 투자 역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TSMC는 지난해 자본지출액(설비투자)은 363억달러로, 전년 300억달러 대비 20%가량 늘렸다. 초미세 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기기 설비도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로 알려졌다.
TSMC의 올해 목표액은 전년 대비 최대 10%가량 줄어든 320억~360억달러지만, 삼성전자의 추격에 맞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 정부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만은 이달 '산업 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키며 반도체 업체 연구개발(R&D) 투자비의 25%, 설비투자의 5%를 세액공제 해주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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