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69에도 "양의지 주전 포수" 왜 사령탑 믿음 확고한가
[마이데일리 = 청담 심혜진 기자] "젊은 투수들이 많아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이끌어줘야 한다. 편한 타석을 줘서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오게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이 '안방마님' 양의지에게 굳은 믿음을 보냈다.
한국 WBC 대표팀은 1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대표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양의지·고우석(LG 트윈스)이 참석했다.
양의지는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의 포수다. 포수 골든글러브 4회,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1회를 수상했다. 정상급 타격과 노련한 리드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2022시즌을 마치고 두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친정팀 두산과 최대 6(4+2)년 152억원에 계약하며 컴백했다. 몸값이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우승반지만 3개다. 두산 시절 2015~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20시즌에는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그랬던 양의지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다르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17년 W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다섯 차례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런데 통산 성적이 타율 0.169(83타수 14안타)에 그치고 있다. 가장 최근 국제대회인 도쿄올림픽에서 타율 0.136(22타수 3안타)로 허덕였다.
양의지는 지난 11일 두산 입단식에서 "대표팀에서 내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뽑아주신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힐 정도였다.
이강철 감독은 양의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감독은 "양의지의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지만, 여러 가지를 체크하고 있다"며 "대표팀에 젊은 투수들이 많다.양의지는 그 부분(젊은 투수 리드)에 중점을 두고, 편한 타석을 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타격보다는 투수 리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했다. 이 감독은 "어떤 포지션에서든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게 하겠다"면서 "양의지와 얘기도 많이 할 것이다. 그가 편한 타석을 원하면 줄 것이다. 투수들을 잘 끌어가는 게 그의 기본 임무다. 그런 점에서 양의지가 주전 포수를 맡아야 한다"고 신뢰를 보였다.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거뒀던 한국은 지난 두 차례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1차전 호주전이 더 중요해졌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는 아시아 야구와 비슷하지만, 호주 대표팀 감독은 번트 야구를 하지 않는 성향으로 알고 있다"며 "호주전을 위해 최종 엔트리에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들을 많이 뽑았다. 양의지가 그걸 잘 알고 운영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그의 노련함을 기대했다.
양의지는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부진했을 때는 몸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준비를 많이 못했던 게 가장 컸다"며 "이번 대회는 정말 잘 준비해 결과를 보여드리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굳은 각오를 보였다.
[WBC대표팀 양의지(위), WBC대표팀 고우석, 이강철 감독, 양의지, 김하성(왼쪽부터)이 16일 오후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진행된 '2023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아래).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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