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괴물' 장재영-심준석의 엇갈린 선택, 목적지는 같다

나유리 2023. 1. 1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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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심준석이 마침내 미국으로 간다.

KBO리그 하위권팀들의 꼴찌 싸움이 '심준석 리그'라고 불린 것도, 누가 1순위로 심준석을 낚아챌 수 있느냐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해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리는 게 정석적인 절차였지만, 류현진과 김하성 등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유망주들의 선택도 달라졌다.

두 사람 모두 심준석의 덕수고 선배이자 고교 시절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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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재학 시절 장재영(왼쪽)과 심준석.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국내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심준석이 마침내 미국으로 간다. 덕수고가 배출한 '고교 괴물'들의 선택지는 엇갈렸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은 16일(한국시각) 국제 유망주 랭킹 10위인 심준석과의 계약 소식을 밝혔다. 아직 세부적인 조건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계약 규모는 100만달러(약 13억원)가 약간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준석은 24일 미국으로 출국해 26일 피츠버그의 홈 구장인 PNC파크에서 입단식을 갖는다. 드디어 꿈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됐다. 입단식에서 처음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게 될 심준석은 다음달에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부터 생존 경쟁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심준석이 당장 빅리그에서 뛰지는 못하지만, 루키리그부터 시작해 마이너리그에서 구단의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PNC파크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하지 않았다면, 2023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심준석은 중학생 때부터 주목 받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확실히 두각을 드러냈다. 시속 15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하드웨어 좋은 유망주라는 장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KBO리그 하위권팀들의 꼴찌 싸움이 '심준석 리그'라고 불린 것도, 누가 1순위로 심준석을 낚아챌 수 있느냐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준석은 끝내 KBO리그 보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아마 한국에 남았다면 1순위 지명으로 적지 않은 계약금을 받고 구단 최고 유망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을 것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한화 이글스는 김서현을 뽑았다.

한동안 KBO리그가 인재 유출을 걱정할 정도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미국 직행이 유행이었지만, 최근에는 드물었다. 박효준, 배지환, 조원빈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KBO리그 구단 입단을 택했다. 예전에는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해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리는 게 정석적인 절차였지만, 류현진과 김하성 등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유망주들의 선택도 달라졌다. 시작하는 환경 자체는 마이너리그보다 KBO리그가 훨씬 더 안정감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선수 본인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대형 유망주 중에 대표적 사례가 장재영과 나승엽이다. 두 사람 모두 심준석의 덕수고 선배이자 고교 시절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나승엽은 실제 메이저리그 도전이 유력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적극적인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

특히 장재영은 심준석과 유형이 비슷한 선수라 더욱 공통점이 있다. 장재영 역시 중학생때부터 빠른 공을 던지는 기대주였고, 덕수고 재학 시절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또 심준석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초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났다.

장재영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러브콜 대신 국내 무대를 선택했다. 물론 장재영이 고민을 하던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서울 연고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키움 히어로즈가 장재영과 계약하면서 KBO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괴물'이라 불리던 대형 유망주들의 선택은 서로 달랐지만, 목적은 같다. 장재영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고 있고, 심준석도 이제 외롭고 힘든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같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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