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식사 중 화장실 간새 ‘쾅’...우크라 여성, 욕실틈서 기적의 생존
지난 주말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시의 아파트에서 20대 여성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15일(현지시각) 미국 CBS방송,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폭격으로 무너진 9층짜리 아파트에서 생존한 아나스타샤 슈베츠(23)의 사연을 전했다.
아나스타샤는 폭격 당일인 지난 14일 부모님과 함께 7층의 자택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는 식사 도중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이동했고, 그 사이 러시아 미사일이 아파트를 공격했다. 아나스타샤가 조금 전 부모님과 함께 앉아있었던 부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는 구조대가 자신을 찾을 때까지 몇 시간 동안 욕실에 웅크리고 있어야만 했다. 불과 몇 주 전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은 아나스타샤는 함께 있던 부모님도 잃게 됐다.
아나스타샤는 폭격 시점으로부터 약 18시간 후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금색 장식과 초록색 인형을 꼭 쥔 채로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잔해를 헤치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는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손으로 입을 가렸다. 아나스타샤가 구조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과 영상은 소셜미디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산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아나스타샤는 구조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나는 말과 감정을 잃었다”며 “마음 속의 공허함 외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고 적었다.
그는 “나는 (폭격 후) 침실 문에 덮여 있었다”며 “틈으로 부엌과 욕실이 사라진 것을 봤다. (폭격으로 무너진 탓에) 복도와 다른 집의 입구가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존재하고는 있지만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아나스타샤는 머리와 다리 등에 상처가 나기는 했지만 큰 부상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나는 탈출하고 싶지 않았고 부모님이 발견되기를 원했다”며 “부모님과 우동을 먹으면서 농담을 주고 받던 게 생각난다”고 했다. 이어 “나는 원하지 않았지만 모든 언론사가 내 사진을 보도한다”며 “나는 부모님을 보고 싶다. 너무 고통스럽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게 맞나?”라고 썼다.
한편 16일까지 파악된 드니프로시 아파트 사망자는 40명이다. 75명이 다쳤으며, 30명이 생사 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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