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10년 전, 그리고 지금 나의 성장기"..김서형, '오매라'로 꺼낸 것 (종합)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이 갑작스러운 일이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남아 추억한다. 배우 김서형은 10여년 전, 폐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이후 자신의 성장기를 '오매라'를 통해 다시 꺼내들었다. 비록 극중의 일이지만, 대장암 말기로 시한부의 삶을 살아온 다정을 연기하며 김서형은 '삶과 죽음' 그리고 '건강'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이호재 극본, 연출)을 마치고 만난 김서형은 느린 호흡의 OTT 작품을 처음 만나본 소회를 밝히며 '마인'을 마친 뒤 2년여간 쉼 없이 달려왔음을 고백했다. 그는 "열심히 달렸기에 공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저는 죽도록, 몸의 단물과 짠물을 다 뽑아버릴 정도로 소진하고 작품을 끝내는 편이라, 일부러 기억에서 작품을 지워내는 편이다"라고 고백했다. 매 작품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내고 쏟아낼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김서형은 자신의 연기 작업 자체를 "새로운 초를 꺼내 불을 붙이고 다 타버릴 때까지 바라보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태워낸다는 뜻이다.
김서형은 "죽을 듯이 연기를 하다가 병원에 가서 설사 나쁜 소리를 듣는다고 하더라도 여한은 없을 것 같다. 건강하기 위해 죽을 듯이 연기를 안 하는 선택은 저에게는 없는 듯하다. 죽을 듯이 연기했는데 그걸로 인해 뭐(병)가 생기더라도, 그렇게 슬프지는 않을 것 같다. 저는 한 작품을 할 때마다 초를 켜서 촛불을 태워, 초가 끝까지 다 타는 모습을 본다. 그런데 그걸 왜 봐야 하는지, 제 자신에게 힘들 때도 있지만, 건강의 문제는 저에겐 나중의 문제인 것 같다"며 울컥했고, 한바탕 시원하게 눈물을 흘려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김서형이 오랜만에 입은 '순한 맛'의 배역이다. 이미 영화 '봄'이나 여타 다른 작품에서 순한 맛의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요근래 'SKY캐슬'이나 '마인' 등 정제된 느낌을 보여줬던 작품들이 히트하며 이미지가 고착화되기도 했다. 김서형은 "'변신한 거예요?'라고 하시는데, 배우는 다 잘할 수는 없어도, 다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캐스팅하는 분들이 빨리 그 규격 안의 배역을 소화할 배우들을 찾으시고, 숙제를 했을 때는 그것에 가두는 경향이 있는데, 배우로서는 뭐든지 잘하고 싶고, 뭐든지 하고 싶고, 또 뭐든 받아들이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김서형의 말대로 새삼스러울 배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장암 환자 다정을 연기하는 일은 오랜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게 하기도. 김서형은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가시면서 4~5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다정이를 연기하면서 '만약 서형이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다정이처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정리하는 시간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남겨진 사람들의 성장은 언젠가 아파서든 아니든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을 먼저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빠가 돌아가셔서 펑펑 운것보다는 하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을지, 내가 모르는 마음은 무엇이었을지를 생각하며 울었다. 가까운 사람들을 보내면서 먼저 보게 되는 것들이 '여운'이라고 생각한다. '인생무상'이라는 것을 30대 후반에 아빠를 떠나보내며 생각했던 것 같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만, 인생무상이니 하루 하루를 더 잘 살고, 그때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잖나. 그래서 그 시간을 더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아빠를 보내고 생각했던 나의 성장기를 '오매라'를 하며 끄집어내게 됐다"고 밝혔다.
'오매라'는 결국 김서형에게도 짙은 의미를 남긴 작품이 됐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매니저 다섯 명의 추천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그는 대중의 평가도 증명도 내려놓고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 그는 "평가를 들으며 'SKY캐슬' 때 제가 많이 무너진 것 같다. 핫한 캐릭터 이후에 잠잠해지는 것은 너무나 순식간의 일이다. 그렇기에 '오매라'로 (순한 맛을) 증명하거나 넘으려했다는 이야기에는 공감할 수 없어진다.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저는 계속해서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뭘 증명하기 위해 이 작품을 했다기 보다는, 저를 가장 잘 아는 저의 매니저이자, 관객이자 대중을 위하여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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