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없어서 못 판다던 기아 EV6, ‘보조금’ 배제 IRA 칼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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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방문했을 때 더이상 전기차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고 말하면 고객은 '그럼 됐다' '흥미 없다'고 말하고는 떠난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아 대리점 '풋남 기아'(Putnam Kia)에서 만난 영업사원 데니스 우루티아는 "지금도 (EV6가)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주 정부의 인센티브가 사라지기 전에는 더 잘팔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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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이후 7500달러 보조금 못받아
현대차그룹은 경기 하락에 IRA까지 이중고
“고객이 방문했을 때 더이상 전기차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고 말하면 고객은 ‘그럼 됐다’ ‘흥미 없다’고 말하고는 떠난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아 대리점 ‘풋남 기아’(Putnam Kia)에서 만난 영업사원 데니스 우루티아는 “지금도 (EV6가)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주 정부의 인센티브가 사라지기 전에는 더 잘팔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급 부족 문제로 매장에 한 달에 3∼4대 정도만 배정된다. 인플레 감축법 전에는 일주일 만에 다 팔렸는데, 지금은 그만큼 빨리 팔리지 않는다”고 했다. 풋남 기아 매장 밖에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이브이6 5대가 주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16일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직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아, 지난해 8월16일 이후 이브이6와 아이오닉5를 계약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받아오던 7500달러(약 1천만원)의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미국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거란 관측이 제기됐는데, 현지에서는 이미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신차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신차 및 중고차 판매업체 ‘한국자동차’ 소속 직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보조금도 영향이 있겠지만 요즘 경기가 하락하면서 고가인 전기차를 잘 사지 않는 분위기다. 전기차들이 중고로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비싼 차 대신 경제적인 차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각) 찾은 ‘세라몬테 기아’(Serramonte Kia) 대리점에도 매장 내부 전시장에 1대, 외부 주차장에 6대 등 이브이6가 총 7대 주차돼 있다. 매장을 총괄하는 밥 바크레 매니저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인플레 감축법안에 서명한 뒤 세일즈 실적이 많이 떨어졌다”며 “고객들이 선계약을 해두고 차가 도착하면 픽업하는 식이었다. 한달에 10대가 들어오면 10대 다 나갔고, 15대가 들어오면 15대가 다 나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밥 매니저는 이어 “오늘 제조사(기아)로부터 지원책이 발표됐는데 충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할부 이자를 지원하는 방안이라 정확한 지원 액수를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예를 들면, 2천달러 정도 지원할 경우 월 할부금이 30달러 정도 줄어드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지원은 현지법인 차원의 지원책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 쪽은 “인플레 감축법에 대해 본사 차원의 대책이 마련된 건 없다”고 말했다.
기아의 이브이6 미국 내 공식 월별 판매량 수치는 인플레 감축법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는 매달 2천대 이상 팔렸는데, 7월부터는 2천대 이하로 줄었다. 11월에는 641대에 그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감소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정도가 돼야 인플레 감축법에 따른 영향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캘리포니아주)/글·사진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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